[인터뷰] 김병철 “주인공이든 조연이든 연기는 다 좋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25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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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김병철.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연기자 김병철.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김병철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출연작마다 매력 넘치는 열연으로 자꾸만 찾아보게 만든다.

최근 막을 내린 KBS 2TV ‘닥터 프리즈너’를 포함해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 최근 5년간 인기 드라마에 거의 빠지지 않고 출연해온 힘이다. 그 자신은 “좋은 작품에 운 좋게 승선했을 뿐”이라고 했지만, 운명적인 우연도 여러 번이면 필연이지 않을까.

김병철이 대중에게 강렬한 첫 인상을 남긴 건 불과 3년 전 ‘태양의 후예’를 통해서다. 대중과 친밀감을 쌓은 시간이 그리 길지 않지만, 2001년 연극 ‘세 자매’를 시작으로 벌써 18년째 활동 중이다.

여러 단역과 조연을 거쳐 ‘닥터 프리즈너’로 마침내 주인공 자리에 올랐다. 극중 부와 명예를 위해 범법행위를 일삼는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히 따라가며 완급조절을 통해 완벽히 소화했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조연이든, 주연이든 연기를 한다는 것은 같다. 다만 분량이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또 극 중심에서 주변 인물들과 어우러질 수 있는 장면도 늘어나게 된다.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이지 않을까. 전작 때보다 촬영 시간이 2~3배 정도 늘었지만 분량 많은 게 더 좋다. 하하!”

김병철의 모습은 남궁민·최원영과 이룬 팽팽한 3각 구도를 통해 더욱 돋보이는 효과를 얻었다. 출연자인 그가 “시청자로서 훌륭한 연기를 보는 맛”을 느끼는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김병철은 “세 인물의 힘이 균형을 이루며 긴장감을 유지해야 했다”면서 “이러한 구도가 연기대결을 하는 느낌을 준다는 것을 처음 경험했다”고 했다.

KBS 2TV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에서의 김병철. 사진제공|지담
KBS 2TV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에서의 김병철. 사진제공|지담

그가 바라는 또 다른 ‘처음’은 주위에 있을 법한 평범하고 일상적인 캐릭터를 맡는 일이다. “드라마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만큼 내가 맡은 인물이 연기자로서 흥미로운지도 중요하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간접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실제 나의 삶도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이 좋은가, 나쁠 수 있지만 변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선택지에서 나는 후자를 택한다. 나쁜 결과더라도 변화하는 과정에서 분명 배우는 게 있다.”

너무도 차분하게, 신중하게, 조용히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다. ‘연기자’라는 수식어를 뗀 평상시에도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말 한마디에도 신중에 신중을 가하며 초침이 꽤 흐른 뒤에야 다음 말을 잇곤 했다. “생각이 깊지 않고 많아서”라며 껄껄 웃는다.

그는 “말수가 적어 말을 하기보다 듣는 편이고, 위트도 넘치지 않아 재미없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취미도 딱히 없어 집에서 멍하니 있다가 밥 먹고 잔다”며 일상을 공개했다.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져” 술과도 거리가 멀다.

김병철은 “혼자 지내기 심심하죠”라고 작게 읊조렸다. 그리고는 “(연애)해야죠,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공유해야죠”라며 “‘도깨비’ 때 공유와 쌍둥이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라고 웃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연애 이야기에 멋쩍은지 농담으로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다.

“최근 쉬지 않고 작업을 해와 차기작 전까지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 그래야 연기하며 나 스스로도 달라질 수 있다. 멈춰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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