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히어로 드라마다.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가 뜨거운 인기 속에 2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로 종영했고, 현재 방송 중인 MBC 월화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 선전 중이다. 4%대 시청률로 출발했다가 현재 평균 6%대 후반의 시청률을 달성했다. ‘열혈사제’ 신부 김해일(김남길 분)과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의 공무원 조진갑(김동욱 분)의 통쾌한 한방이 시청자들의 갑갑한 현실에 큰 위로가 됐다.
‘열혈사제’는 가장 빠르게 현실을 직접적으로 반영한 드라마로도 주목받았다. 한창 방영 당시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연예계 뿐만 아니라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이를 패러디한 에피소드를 넣는 등 시기적절한 연출로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겼다. 클럽 이름 ‘버닝썬’을 ‘라이징문’으로 바꾸는 등 정면으로 패러디를 시도했다. 극 중 라이징 문 에피소드에선 마약으로 논란이 된 재벌 2세까지 체포하는 시원한 권선징악 전개로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심각하지 않은, 유쾌한 분위기의 만화적인 연출과 정의만을 생각하고 직진하는 주인공의 시원한 활약은 ‘열혈사제’가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했다.
특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선 현실적인 장면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버스 기사들의 부당 해고와 초과 근무,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 불법 파견, 아르바이트생들의 임금 체불 등을 다뤄 분노를 사기도 했지만 이는 우리 현실의 뉴스에서도 빈번히 발생하는 사건들이기도 했다. 근로자에 당연한 듯 노동을 요구하는 뻔뻔한 고용주에게 조진갑은 노동법을 어길 경우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고용주는 “처벌 받은 전례가 없다”며, 교묘하게 노동법을 어기는 것이 범법 행위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에 조진갑은 “업무 시간 외 부당노동 행위 지시, 부당해고 못하게 법에 나와있다”며 “여러분들이 지켜주셔야 사주도 지키게 만들 수 있다”고 외친다.
노동법을 어기는 괘씸한 고용주도 알고 보면 생계에 치이고 본사에 갑질을 당하는 하청업체 을에 불과하다는 사연도 드러난다. 결국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재벌 3세 양태수(이상이 분)와 그의 모친 최서라(송옥숙 분) 모자를 통해 대기업 재벌들의 왜곡된 갑질 행태를 꼬집는다. 양태수는 여성 직원들에게 폭행과 성희롱을 일삼고, 아버지 뻘 되는 임원들에게도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공감 능력 결여와 분노조절장애까지 더해진 답없는 재벌 3세 캐릭터의 총집합체다. 모친인 최서라도 마찬가지. 비서에게 악을 쓰는 분노조절불가 캐릭터는 기시감이 든다. 앞으로 조진갑은 이들 모자의 막나가는 갑질 행태를 처단할 전망이다. 시청자들은 조진갑의 통쾌한 사이다 활약을 더욱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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