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인간 미각은 원래 허술…전문가도 구별 어려워” 막걸리 감별 또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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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2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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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황교익(스포츠동아)
사진=황교익(스포츠동아)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공개 비판한 맛 칼럼리스트 황교익 씨가 추가 글을 게재했다.

황교익 씨는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요즘은 뜸한데, 한때 방송 제작진이 전화를 하여 ‘이것과 저것을 맛으로 구분하는 프로인데 출연 가능할까요’하고 제의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간장이며 된장 등 장류, 조미료 넣은 음식과 안 넣은 음식, 천일염 음식과 정제염 음식 등등…내 대답은 늘 이랬다. ‘인간의 감각으로 이를 분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또 그것을 분별하였다고 특별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전 그런 거 안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똑같은 메주로 똑같은 조건에서 각각 천일염과 정제염으로 담근 장류를 테이스팅한 적이 있다. 참석자들은 절반은 맞고 절반을 틀리고 했다”라며 “그냥 운으로 맞히는 수준이었다. 전통장류를 오랫동안 담가왔던 ‘전문가’도 이 둘을 구별하지 못하였다. 그는 무척 황당해했는데, 내가 해준 위로의 말은 이랬다.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는 미각을 가진 인간은 없습니다. 인간의 미각은 원래 허술해요. 그것만 인정하면 마음이 편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글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비판한 자신의 입장을 부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황 씨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저격했다.

황 씨가 지적한 부분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진행한 막걸리 블라인드 테스트로, 지난달 12일 방송됐다. 당시 백종원은 방송에서 12개의 전국 막걸리를 모아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에 대해 황 씨는 “아무리 예능이어도 이건…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 저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렵다. 무엇보다 한 양조장의 막걸리도 유통과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라며 “12개의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내가 전국에서 12종의 막걸리를 선별하여 가져오겠다. 이를 맛보고 브랜드를 모두 맞힐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라. 내기를 걸어도 된다”라고 거듭 비판했다.

황 씨는 막걸리 맛을 결정하는 요소에서 물이 중요하다는 백종원의 주장을 일부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막걸리 맛에 물이 미치는 영향은 물론 있다. 물에 함유된 미네랄의 종류와 양에 따라 막걸리 맛에 변화가 생긴다”면서도 “그러나 실제로 물의 차이로 인한 막걸리 맛의 차이를 분별하여 구체적으로 말을 해보라 하면 불가능하다. 쌀과 누룩, 발효실의 조건 등 기타 요소가 막걸리 맛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서 물의 차이는 크게 신경 쓸 거리가 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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