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형 “오전 10시 넘어 기상… 이번이 진짜 할배들 여행같았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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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일 막 내린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의 박근형

할배들의 네 번째 여행도 성공적이었다. 지난달 24일 종영한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의 배우 박근형은 프로그램 인기 비결에 대해 “노년의 소소한 인생 이야기에 공감해준 것 같다”고 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할배들의 네 번째 여행도 성공적이었다. 지난달 24일 종영한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의 배우 박근형은 프로그램 인기 비결에 대해 “노년의 소소한 인생 이야기에 공감해준 것 같다”고 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번이 진짜 ‘할배’들의 여행이었죠. 제대로 즐기다 왔습니다.”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만난 배우 박근형 씨(78)는 만나자마자 유쾌한 웃음부터 터뜨렸다. 그가 ‘청춘 할배’로 활약한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는 지난달 24일 막을 내렸지만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은 걸까. 독일 베를린과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한 이번 여정을 그는 최고의 ‘꽃보다…’로 꼽았다.

“나이를 더 먹어서 그런지 일정을 여유롭게 짜주더군요. 오전 10시 넘어서 기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니까요?”

여유가 생기니 주변도 찬찬히 돌아보게 됐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오스트리아 잘츠캄머구트는 특히 좋았다. 그는 “그 지역 주민에게는 멋진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이 일상이더라. 그 여유와 윤택함이 내심 부러웠다”고 했다. 뭉게구름을 보며 전북 정읍에서 뛰놀던 어린 시절도 떠올랐다고. 드넓은 호수는 연기 인생 60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선사했다.

배우 김용건 씨(72)의 합류도 큰 힘이 됐다. 시시콜콜한 농담과 ‘추억 소환’은 어르신들을 고단한 여정에도 웃게 했다. 그와 백일섭(74), 김용건은 20대 젊은 시절부터 자주 모이던 멤버다. 그는 “독일로 출국하는 공항에서 김용건의 합류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웃음이 났다”며 “할배 4명만 있었다면 이동 중일 때 잠만 잤을 것”이라고 했다.

팔순을 바라보는 지금. 처음 ‘꽃보다…’를 촬영한 게 벌써 5년 전이다. 그는 “가끔 이전 편을 보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우리 모두 늙긴 했다”고 했다. “몸조심하라”는 부인의 당부도 부쩍 늘었다. 무릎이 아파 고생하는 백일섭을 볼 때마다 남 일 같지가 않다. 그래도 ‘꽃보다…’를 선택한 걸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배우가 사적인 면을 굳이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처음엔 출연을 거절했어요. 소속사 대표가 ‘이건 무조건 해야 합니다’라고 설득해 결국 수락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싶어요.”

‘꽃보다…’ 촬영을 계기로 사진을 찍는 취미도 생겼다. 막내아들에게 배워 요샌 외출할 때마다 사진기를 챙기는 편이다. 그는 “어디다 자랑할 데가 없어 아내에게 보여 준다”며 웃었다.

박 씨는 배우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한다. SBS 일일드라마 ‘나도 엄마야’ 등에도 출연하고 있다. 다른 예능 출연엔 관심 없냐는 질문에 “‘꽃보다…’는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예능이라 그나마 할 만했다”며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벌써 또 여행에 대한 꿈은 가슴을 뛰게 한다. 그는 “학창시절 북남미 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쿠바’를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죠. 근데 나영석 PD가 워낙 바빠서 좀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요? 하하.”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꽃보다 할배#박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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