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성폭행 부인 “동의 하에 이뤄진 육체적 교감…일방적 키스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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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7일 0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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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PD수첩’
사진=MBC ‘PD수첩’
6일 방송된 MBC ‘PD수첩’을 통해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구체적 증언이 공개된 가운데, 김기덕 감독은 상호 동의 하에 이루어진 행위라며 성폭행 주장을 부인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기덕 감독과 함께 영화를 촬영했던 여배우 A, B, C 씨 등 3명의 피해자들은 영화 촬영 당시 김기덕 감독에게 당한 성추행과 성폭행 사실을 공개했다.

이 같은 폭로에 ‘PD수첩’ 제작진 측은 김 감독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김 감독은 인터뷰에 응하는 대신 제작진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내왔다.

김 감독은 “직접 인터뷰를 못해 죄송하다. 극단적인 생각만 듣고 너무 힘들다”며 “그럼에도 드리고 싶은 말은 미투 운동이 갈수록 더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내용을 기다리고, 또 사실 확인 없이 공개되어 진실이 가려지기 전에 사회적 매장을 당하고, 그 후에는 평행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며 “제 내용은 자세히 모르지만 어떤 내용이든 지금 제가 드리는 세 가지 기준으로 해석해 주시면 어떨까”라고 전했다.

그는 “첫 번째, 저는 영화감독이란 지위로 개인적 욕구를 채운 적이 없고 항상 그 점을 생각하며 영화를 찍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번째, 여자에 대한 관심으로 상대역 마음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감정으로 키스를 한 적은 있다. 이 점은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그러나 동의 없이 그 이상의 행위를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 번째, 서로에 대한 호감으로 만나고 서로의 동의 하에 육체적인 교감을 나눈 적은 있다. 이것 또한 가정을 가진 사람으로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고 후회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당 메시지를 접한 여배우 중 한 명은 “이건 너무 코미디 같다”며 김 감독의 주장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제가 봤을 때는 (김 감독은) 그게 영화를 찍는 목적인 것 같다. 김 감독은 저를 성폭행하면서 누구와 어떻게 했고 이런 것들을 저한테 늘 자랑처럼 얘기했다”며 “그런데 그렇게 얘기를 하면…”이라며 김 감독의 해명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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