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5년만에 스크린 컴백…왜 낯선 윤재호 감독을 택했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4일 06시 57분


배우 이나영. 동아닷컴DB
배우 이나영. 동아닷컴DB
칸 인연 많은 윤 감독 ‘뷰티풀…’ 노개런티 출연
탈북여성 연기 변신…해외 무대 진출 강한 의지

배우 이나영이 돌아온다. 2015년 원빈과 결혼해 이듬해 아들을 출산하고 간간히 광고에 출연할 뿐 작품 활동은 멈췄던 그가 2012년 영화 ‘하울링’ 이후 5년 만에 연기자로 돌아온다. 그간 드라마, 영화 제작사의 숱한 러브콜을 받았지만 뜻밖에도 이나영의 선택은 낯선 이름의 영화감독 윤재호다.

이나영의 복귀작은 남북 분단에 얽힌 여인의 신산한 삶을 그리는 ‘뷰티풀 데이즈’(제작 페퍼민트앤컴퍼니). 탈북 여성이 조선족 가족을 떠나 남한에 정착한 뒤 16년 만에 아들을 만나 겪는 이야기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윤재호 감독은 국내 영화계에서는 아직 이름이 생소한 연출자이다. 2001년 프랑스로 이주한 윤 감독은 대학에서 사진과 영상을 전공한 뒤 2003년부터 단편영화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다큐멘터리 영화 ‘마담B’가 화제가 되면서 실력을 알렸지만, 여전히 그의 주요 활동 무대는 국내가 아닌 프랑스다. 주로 분단과 경계에 놓인 인물에 집중해온 연출자이기도 하다.

사실 윤재호 감독은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와도 뗄 수 없는 인물이다. 2013년 ‘타이페이 팩토리’와 ‘더 피그’가 나란히 칸 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았고, 칸 국제영화제 기간 비공식으로 이뤄지는 학생 단편부문과 단편마켓에 두 차례 참여한 경험도 있다. 2016년에는 단편 ‘히치하이커’와 ‘마담B’가 동시에 칸 국제영화제에 소개된 바 있다. 이번 이나영과 윤재호 감독의 만남이 단지 영화를 완성하는 과정에 그치지 않고, 칸 국제영화제 등 해외 무대로 향하려는 의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감독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나영의 확신으로 출연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영화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보탠다. 이나영의 연기변신을 향한 열망, 자신의 작품을 더 넓은 무대에서 소개하려는 바람이 함께 작용해 ‘뷰티풀 데이즈’에 의욕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나영은 이번 영화에서 10대의 모습에서 시작해 20대, 30대를 거치는 한 여인이 겪은 고통스러운 삶과 그 속에서도 잃지 않는 희망을 그려낼 예정이다.

‘뷰티풀 데이즈’는 10월에 촬영을 시작한다. 큰 예산으로 제작되는 상업영화가 아닌 만큼 약 한 달 동안 촬영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나영은 제작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개런티를 받지 않고 참여하기로 했다.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제작진은 가능하다면 내년 5월 칸 국제영화제 등 해외영화제 출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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