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6 연예가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대작보다 아찔한 매력, 떨리는 감동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30일 06시 57분


아이들의 걸작 ‘우리들’
아이들의 걸작 ‘우리들’
■ 영화

● ‘13세 최수인’ 네가 여우주연상감!


아이들의 영화라고 치부할 수 없는, 걸작의 탄생. 대다수 관객이 ‘초등학생의 이야기’라고 여겨 굳이 극장으로 가지 않았다. 극장 관객 4만7000명. 이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촉 좋은’ 그 관객들만 이 영화가 담은 아찔한 매력을 맛봤으니까. 기사로 자주 소개하지 않아 영화의 가치를 미처 몰랐다고? 반성한다. 그러니 이렇게 한 해를 보내며 되짚고 있지 않나. 내 멋대로 여우주연상을 정할 수 있다면 그 자리는 ‘우리들’로 연기를 시작한 13살 소녀 최수인에게 건네겠다.

엇나간 교육열의 비극 ‘4등’
엇나간 교육열의 비극 ‘4등’

● 학부모님들은 꼭 보셔야 해요

‘은교’부터 ‘해피엔드’까지 숱한 히트작을 내놓은 연출자이지만 감히 ‘4등’을 정지우 감독의 대표작이라 하겠다. 제작비 6억원의 저예산, 유명 배우도 없는 비주류 작품으로 대중성은 낮았지만, 출연진의 인터뷰 기사부터 기획까지 쭉쭉 쓰면서 잘 되기를 ‘사심’으로 바랐다. 그래도 상영관 확보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 영화를 심폐소생하기엔 역부족. 아들을 ‘박태환 같은’ 수영선수로 키우려는 엄마의 집요한 교육열이 잔혹하리만치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관객을 누구나 반성하게 하는 힘도 가졌다. 학부모 단체관람을 권한다.

공기청정기 같은 스릴러 ‘범죄의 여왕’
공기청정기 같은 스릴러 ‘범죄의 여왕’

● 후회했다, 이 영화 못 알아본것

왜 이런 영화를 관객은 찾지 않을까. 왜 알아보지 못하는 걸까. 아무도 나한테 그 이유를 따져 묻지 않았고, 책임감을 준 것도 아닌데 괜히 혼자 자괴감을 느낀 영화다. 숱하게 봐 온 범죄 스릴러에 지칠 대로 지칠 무렵 만난 공기청정기 같은 작품이어서 시선을 단 번에 빼앗겼다. 목청껏 ‘흥미로운 영화’라고 알리지 못한 사실이 못내 아쉬울 뿐. 변명하자면 ‘범죄의 여왕’이 개봉할 무렵 극장에선 하정우의 ‘터널’이 700만 돌파를 향해가고 있었고, 송강호의 ‘밀정’도 개봉 채비에 한창이었다.

세월호 아빠들의 ‘업사이드 다운’
세월호 아빠들의 ‘업사이드 다운’

● 세월호 다큐, 지금 개봉 했더라면…

영화의 성패는 때론 타이밍이 좌우한다. 치밀한 전략마저 무력화하는 타이밍의 마법이 다큐멘터리 ‘업사이드 다운’에는 아쉽게도 통하지 않았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사고로 사랑하는 자녀를 세상으로 먼저 보낸 네 아버지의 절절한 이야기를 담았다. ‘고발’의 메시지보다 ‘휴먼’에 집중한 다큐멘터리는 올해 4월에 개봉했다. 지금이라면 어떨까. 12월을 살아가는 우리는 한 마음으로 세월호 사고의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 가방에 노란색 리본을 단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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