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수다①] 뺀질이·상남자·트랜스젠더…천의 얼굴을 가진 ‘볼매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16일 06시 57분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통해 첫 상업영화의 주연으로 나선 변요한은 “특정 이미지가 생기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변요한’을 만들어내겠다는 의미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통해 첫 상업영화의 주연으로 나선 변요한은 “특정 이미지가 생기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변요한’을 만들어내겠다는 의미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주연 변 요 한

영화를 찍으며 가장 생각난 사람은 아버지
김윤석 선배님의 ‘내던지는 연기’ 큰 자극

미생과 육룡이 캐릭터 잊게 하는 게 숙제
나에게 특정한 이미지 생기는건 원치않아

이동휘·류준열·수호 등과 베스트프렌드
힘든 시기에 슬픔과 기쁨 함께 나눈 사이


변요한(30)은 흔한 말로 ‘볼매’다. 볼수록 매력 있는, 한두 번 만나서는 진가를 파악하기 어려운 성격처럼 보인다. 낯가림 심하다, 말수가 적다 등 일련의 평가도 있지만 그의 주변에는 오래 두고 지낸 사람들이 꽤 많다.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 엿보인다. 올해로 연기를 시작한 지 5년째. 독립영화로 시작해 드라마를 거친 그가 14일 상업영화 첫 주연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제작 수필름)를 내놓았다. 개봉을 이틀 앞두고 영화 알리기에 분주한 변요한을 ‘여기자들의 수다’에 초대했다. 한 명도 아닌 두 명의 기자가 나타나가 그는 ‘동공지진’을 일으켰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질문에 답하는 모습도 보였다. ‘너무 진지한 것 같다’고 하자, 그제야 마음을 놓은 듯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내 놨다. ‘볼매’ 변요한의 매력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영화에 함께한 배우 김윤석이 ‘자신만만하게 자신을 내던지는 연기를 한다’고 칭찬했다.

“와…. 감사한 말이다. 선배님이 먼저 ‘자신을 내던지는 연기’를 하는데 제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 선배님을 곁에서 보면서 앞으로 내가 해야 할 노력이 더 많다는 걸 알았다. 큰 자극이다.”

-상업영화 주연은 처음이다. ‘베테랑 김윤석에 묻어가자’는 마음도 있었나.

“설마, 절대로!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혼자가 아니라 동료로 함께 할 수 있어서 든든했고, 다행스러웠다.”

-최근 타임슬립 소재 영화들과 비교해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약이 있으면 독도 있다고 생각한다. 흥행? 기대? 그런 건 잘 모르겠다. 완성된 영화를 보는데 정말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 감독님과 처음 만나 밥 먹던 생각이 갑자기 났다. 처음 만나서 30분 넘도록 아무 말 안하고 밥만 먹었다.(웃음) 아주 맛있게, 편안하게 먹었다. 왠지 모를 믿음이 갔다. 상업영화라고 부담 갖지 말고 독립영화 찍을 때처럼 하자.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욕심 내지 말자고 마음먹고 시작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30년 전으로 갈 수 있는 알약을 손에 넣은 주인공이 평생 후회하고 살아온 일을 되돌리기 위해 과거로 향해 젊은 시절의 자신과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변요한은 김윤석과 함께 30년을 사이에 둔 같은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는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변요한이 영화를 찍으며 가장 많이 떠올린 인물은 아버지다. 그의 아버지는 인천의 한 개척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 있다.

“어느 집안이나 마찬가지지만 사춘기 땐 아버지와 대화도 거의 없었다. 군대 가서도 아버지 편지엔 눈물이 안 났을 정도였으니까. 연기를 너무 하고 싶은데 아버지가 크게 반대하셨다. (중국)유학 다녀와서 한 달 만에 바로 군대에 갈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가 빨리 가야한다고, 나를 군대에 보내버렸다. 하하! 그런 아버지가 지금은 다르게 느껴진다. 누구보다 따뜻한 분, 내 가치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이다.”

-말투가 신중하다. 낯가림도 있는 것 같은데.

“늘 진중하려 한다. 낯가림이 있지만 그보다는 신중하려다보니 조용하게 보인다.”

-일부의 소문이지만 ‘변요한도 뜨니 변했다’는 말도 들린다.

“사람들이 보는 대로, 보이는 대로 평가하는 것에 내가 어떠한 설명을 달수는 없지 않나. 다만 나는 내가 지키려고 하는 것, 그걸 꾸준히 지켜낼 거다.”

-뭘 지키고 싶은지.

“가까운 것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가까운 것을 지키려면 내가 먼저 다가가고 움직여야 한다. 그러려고 노력한다.”

-드라마 ‘미생’으로 인생이 달라졌다.

“‘취하지 말자’고 생각한다. 절대적으로 드라마가 인기를 얻어 내가 알려진 거니까. 그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미생’의 한석율을 잊게 하고, ‘육룡이 나르샤’의 이방지를 없애는 일은 내가 풀어야할 숙제다. 나에게 특정한 이미지가 생기는 건 원하지 않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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