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식민시대 영웅들 스크린서 부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27일 06시 57분


독립투사 박열-연기자 이재훈-조진웅-독립운동가 김구(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CJ 엔터테인먼트·스포츠동아DB
독립투사 박열-연기자 이재훈-조진웅-독립운동가 김구(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CJ 엔터테인먼트·스포츠동아DB
‘박열’ ‘대장 김창수’ 잇따라 제작
숨겨진 영웅·숨겨진 활약상 주목


식민시대의 숨겨진 영웅들이 스크린에서 부활한다. 비극적인 시대를 희망으로 살아낸 인물을 향한 영화계의 호기심이 끊이지 않은 결과다.

최근 송강호 주연의 ‘밀정’(749만)과 앞서 ‘암살’(1270만)의 흥행은 실존 독립투사의 삶을 재조명하는 기회로 이어졌다. 역사가 미처 기록하지 못한 인물을 찾아내는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이를 통해 여성 독립운동가 남자현을 비롯해 일본 경찰신분으로 독립군을 도운 황옥, 의열단장 김원봉이 잇따라 주목받았다.

이런 분위기는 또 다른 영화로 이어진다. 이제훈 주연의 ‘박열’(제작 박열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조진웅 주연의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가 그 맥을 잇는 작품이다.

‘박열’은 독립투사를 ‘발굴’하는 역할에 가장 충실한 작품이다. 올해 초 윤동주 시인의 삶을 비춘 ‘동주’로 호평 받은 이준익 감독은 이번엔 일제강점기 무정부주의 단체를 조직해 활약한 박열에 주목한다.

박열은 일본 왕세자 폭살을 계획한 인물. 당시 일본 내각에까지 파문을 일으킨 주인공이지만 여느 독립투사보다 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준익 감독은 박열의 드라마틱한 삶에 매료돼 오랫동안 영화화를 준비해왔다. 상당 분량의 관련 자료를 확보해 이를 토대로 고증을 거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주인공 박열은 배우 이제훈이 연기한다. 이준익 감독은 “뜨겁고 단단한 불덩이 같은 이제훈이 박열의 내면과 닮았다”고 했고, 이제훈은 “한 인물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연기할 수 있어 영광”라고 답했다.

최근 치열한 캐스팅 경쟁의 주인공이 된 조진웅이 일찌감치 출연을 결심한 ‘대장 김창수’ 역시 비슷한 길을 걷는다. 영화는 젊은 시절 김창수라는 이름으로 활약한 실존 독립운동가의 삶을 발굴한다. 훗날 독립군의 영웅이 되는 인물의 숨겨진 ‘젊은 시절’에 주목한다. 묻혀 있던 사실을 찾아내려는 제작진의 접근이 새롭다.

이들 영화는 규모를 키워온 기존 일제강점기 시대극과도 확연히 다르다. 앞서 ‘암살’과 ‘밀정’이 제작비 100억원을 훌쩍 넘겼다면 최근 시대극은 규모의 다변화에도 주력한다.

‘박열’은 제작비 20억원 규모다.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제작진은 “문제없다”는 입장. 앞서 5억원으로 ‘동주’를 완성해 호평과 흥행을 동시에 얻은 투자배급사 메가박스플러스엠이 ‘박열’을 맡는다. 메가박스플러스엠 한국영화팀 관계자는 26일 “‘동주’를 통해 역사 속 인물을 기록에 입각해 발굴하는 작업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박열’ 역시 사실과 기록에 기준을 두고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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