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호박고구마’ 권혁수 “오래 연기해 믿보권 되고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17일 06시 57분


권혁수는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에서 ‘찰진’ 표정과 개그로 폭소를 안기고 있다. 당연히 개그맨인 줄 알았지만 사실 그는 연기자다. 최근 방송가의 대세로 떠오른 그는 “코미디프로그램 속 재밌는 이미지를 이제는 연기로 넓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권혁수는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에서 ‘찰진’ 표정과 개그로 폭소를 안기고 있다. 당연히 개그맨인 줄 알았지만 사실 그는 연기자다. 최근 방송가의 대세로 떠오른 그는 “코미디프로그램 속 재밌는 이미지를 이제는 연기로 넓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tvN ‘SNL코리아’·MBC드라마 ‘운빨로맨스’ 권 혁 수

‘거침없이 하이킥’ 나문희 대사로 스타덤
어깨너머로 개그맨 정성호 표정연기 배워
재밌는 이미지 쌓기 위해 5년…가족 큰 힘


연기자 권혁수는 TV 속 수다스러운 모습 그대로였다. 어느새 “105.4kg까지 나가던” 뚱뚱했던 과거 모습까지 스스럼 없이 털어 놓았다. 요즘 권혁수는 “호박고구마”를 100번은 외쳐야 하루가 지나갈 정도로 눈코 뜰 새 없이 지내고 있다. 매니저 없이 홀로 일정을 챙기는 탓에 “이동 중 엄마와도 통화를 못할 지경”이다. 현재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 ‘배성재의 텐’에 고정출연할 뿐만 아니라 예능프로그램의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가끔 스스로 놓치고 가는 게 많다고 느끼면서도 “아직 배우는 단계여서 어느 곳이든 상관없이 많은 무대를 통해 인사드리고 싶다”며 웃는다.

● 내겐 너무 소중한 ‘호박고구마’

권혁수는 4월부터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SNL코리아’에서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6)의 나문희 대사였던 “호박고구마”를 성대모사하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맛깔스런 표정 연기도 인기를 모은 원동력이다. 그 스스로 “‘호박고구마’는 내게 정말 의미가 깊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거침없이 하이킥’이 방송하던 당시 군대에 있어 보지 못했던 부분을 연기하는 탓에 “뜰 줄 전혀 몰랐다”고도 했다.

“표정 연기는 개그맨 정성호 선배를 어깨너머로 배운 게 툭 튀어나온다. ‘얼굴도둑’이라 불리며 표정을 복사하는 정 선배 모습이 신기하기만 했는데, 나도 이제야 귀엽게 따라하며 기저귀를 뗀 것 같다.(웃음)”

연기자 권혁수.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연기자 권혁수.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적으면 다 이뤄지는’ 희망노트

권혁수는 ‘희망노트’가 자신의 큰 자산이라고 소개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 속에 희망을 새긴다. 그동안 “소망을 담으면 이뤄진다”는 생각으로 ‘컬투쇼’ tvN ‘디어마이프렌즈’ MBC ‘라디오스타’ 출연을 희망노트에 적었고 모두 이뤄진 덕분이다. 가장 최근 그가 희망노트에 적은 것은 “직장인의 현실을 그리는 ‘막돼먹은 영애씨’에 출연하고 싶다”는 내용이다.

“얼마 전 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일일체험으로 직장인 생활을 해봤다. 처음엔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촬영을 하면서 응원하고 싶더라. 그래서 희망노트에 ‘막돼먹은 영애씨’ 출연을 적었다.”

● 연기자가 되기까지… 그리고 그 후

권혁수는 “스스로 공부를 못할 것 같다고 느꼈는지, 아주 어릴 적부터 연기자를 꿈꿨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유치원 시절 선생님이 “잘한다”고 말해준 기억 덕분인지도 모른다. 오랫동안 꿈을 간직했던 그는 고교 3학년생이 되자 연기 관련 입시 준비를 시작했다. 어려운 가정형편과 함께 105.4kg의 몸무게 때문에 자신은 없었지만 “부딪쳐보자”는 생각이었다.

“가족이 연기자가 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형편이 어려웠지만 고3 시절 연기 입시학원에 다닐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군대 다녀온 형이 아르바이트를 해 도와준 것이었다. 어머니는 SNS를 모니터링하면서 조언하시고, 아버지도 처음엔 반대하셨지만 응원해주신다.”

권혁수는 서울예술대 연극과를 졸업하기 전 당시 ‘SNL코리아’의 연출자 장진 감독의 눈에 들어 2012년부터 출연하기 시작했다. 그는 “팔이 들어가기 전에 첫 단추가 딱 끼어진” 격이라고 했다.

“‘SNL코리아’에서 재밌는 이미지라도 쌓기 위해 5년의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배우로서 다양하게 연기할 날이 많으니 이렇게라도 인사드리는 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재능 있는 선배들에게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최근 ‘운빨로맨스’를 촬영하면서 황정음 선배를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이라고 하던데 나도 오래오래 연기하며 ‘믿보권’이 되고 싶다. 하하!”

연기자 권혁수.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연기자 권혁수.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권혁수

1986년 5월6일생.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졸업. 2012년 tvN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 2’로 데뷔. 이후 ‘SNL 코리아’ 시즌 7까지 출연. 9월3일 방송을 앞둔 시즌8도 예정. 최근 특유의 나문희 성대모사와 표정연기로 인기. 정통 연기자로는 ‘TV캐스트’ 웹드라마 ‘먹는 존재’, 케이블채널 MBC every1 사극 ‘조선왕조실록 시즌2’,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 등으로 활동.

이경후 기자 thisc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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