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리의 무비노트] MSG 연애스토리는 가슴이 뛰지 않는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5월 8일 05시 45분


남녀의 사랑을 코믹하게 풀어낸 진세연·홍종현 주연의 영화 ‘위험한 상견례2’와 강예원·오지호의 ‘연애의 맛’(아래). 사진제공|전망좋은영화사·청우필름
남녀의 사랑을 코믹하게 풀어낸 진세연·홍종현 주연의 영화 ‘위험한 상견례2’와 강예원·오지호의 ‘연애의 맛’(아래). 사진제공|전망좋은영화사·청우필름
■ 영화 ‘위험한 상견례2’와 ‘연애의 맛’

영화는 일상이 투영된 방정식과 흡사하다. 눈으로 보지만 마음으로 읽을 때 그 해석과 공감은 더 풍부해진다. 많은 이들이 영화를 보며 울고 웃는 이유도 비슷할 터이다. 일상에서 마주한 수많은 상황과 경험에 비추면 그 풀이의 스펙트럼은 더욱 넓어지지 않을까. ‘일상’의 눈으로 영화보기, ‘무비노트’다.

위험한 상견례2, 현대판 로미오&줄리엣
연애의 맛, 두 의사의 좌충우돌 로맨스
자극적인 스킨십만 많을뿐 감흥은 약해


5월 첫째 날 만난 35살의 친구는 요즘 네 살 연하의 남자와 ‘썸’을 타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알고 지낸 지 서너 개월째, 상대의 마음을 여자의 ‘직감’으로 짐작하고는 있지만 관계를 규정할 만한 어떠한 확신은 없다고 고백했다.

연봉 5000만원에,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친구는 ‘골드미스’라는 시선을 받는다. 애 태우며 꺼낸 ‘썸 고백’ 뒤, 친구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순수하게 사랑하고 싶다”고 했다. 사랑을 향한 여자의 마음이란 대개 그렇다. 10대 소녀나 골드미스나 다르지 않다. 물론, 남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남녀의 사랑을 다룬 두 편의 영화가 상영 중이다. 원수 집안의 딸과 아들이 만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사랑하는 ‘위험한 상견례2’, 성적인 대립구도를 노린 듯한 산부인과 의사와 비뇨기과 여의사의 로맨스를 그린 ‘연애의 맛’이다.

왜 사랑에 빠졌는지, 그 사랑은 또 어떻게 변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굳이 꺼낼 필요는 없어 보인다. 두 영화는 밀도 높은 MSG를 ‘팍팍’ 넣어 자극적인 연애스토리를 버무려냈다. 단숨에 식욕을 돋우고 미각을 당기지만 이내 혀끝을 마비시켜 무감각해지는 맛처럼, 휘발성이 강해도 잔향은 약하다.

세상 모든 이가 ‘커플’이 아닌 다음에야, 어느 날 마주한 사랑의 감정에 설레고 들떴다가 갈팡질팡하는 게 ‘솔로’의 마음이다. 친한 후배는 요즘 한창 연애 중이다. 31살이 된 올해, 처음으로 남자친구가 생겼다. 정식으로 사귄 지 한 달여 만에 손을 잡았다고 했다. 이후 스킨십의 ‘진도’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후배의 연애는 MSG 없이도 충분히 가슴 뛰는 과정처럼 보인다.

‘위험한 상견례2’와 ‘연애의 맛’이 관객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않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멜로영화에 가미되는 각종 판타지가 황금레시피를 위한 비법이라고 믿는 무모함은 아닌지.

뜨겁기만 한 영화 속 사랑이, 잔잔한 일상의 멜로보다 못할 때가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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