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의 놀라운 '인터스텔라' 열풍, 호평일색 속 혹평이…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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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영화 한 편이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 성간)'다.

'인터스텔라'는 앞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와 '인셉션(2010)', '배트맨 비긴즈(2005)' 등 다수의 작품을 연출하며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이름을 널리 알린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의 신작이다. 이 영화는 물리학자 킵 손이 발표한 웜홀(Worm Hole·서로 다른 두 시공간을 잇는 구멍이나 통로)을 통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희망을 찾아 우주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놀란 감독의 전작에 매료됐던 국내 영화팬들의 폭발적인 관심 덕에 영화 '인터스텔라'는 6일 개봉 이후 불과 12일 만인 18일 누적관객 500만 명을 돌파했고,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9일 현재 누적관객 525만6307명을 기록하며 흥행독주 중이다. 가히 '열풍'이라 할 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개봉 12일 만의 500만 관객 돌파는 앞서 흥행몰이를 했던 외화 '아바타'와 '겨울왕국'이 각각 개봉 15일, 16일 만에 누적관객 500만 명을 돌파한 것과 비교할 때 빠른 속도이기 때문.

뿐만 아니라 이러한 흥행몰이는 영화를 접한 팬들과 평론가들의 호평으로까지 이어졌다. 19일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 섹션을 보면, 영화 '인터스텔라'는 일반 관람객(9.24)과 기자·평론가(7.90)로부터 골고루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영화평론가 오동진 씨는 지난 7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전 세계적으로, 특히 국내팬들에게 인기가 높다. 상상하기 힘든 것들을, 자기가 상상해 낸 것을 비주얼적으로 표현해내고, 그런 부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평했다. 황진미 평론가는 "인간이 만들었으나 인간을 뛰어넘는 경이로운 수작"이라고 극찬했다.

그런데 영화가 흥행몰이를 하고, 대중의 관심이 커져가면서 개봉 초 호평일색이던 모습에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 정도 대접을 받을 영화는 아니라는 지적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

전문가 중 이용철 평론가는 "과학 문제를 풀다가 안 되면 마술놀이"라는 부정적인 관람평을 내놓았다. 이런 기류는 일반 영화팬들 사이에서 조금 더 강하다.
'sola****'라는 온라인 아이디를 사용하는 영화팬은 "대작이지만 걸작은 절대 아닌, 잘못되면 졸작"이라며 "몰입해서 봤지만 중·후반부에서는 어디서 본 듯한 설정과 장면, 그리고 끝나고 나서 별로 남지 않는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메이저 영화에 대자본을 들여 광고까지 많이 한 영화 치고는 혀를 내두르거나 경이롭고 참신하다고 극찬만 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아이디 'dalm****'를 사용하는 영화팬은 "소문난 잔치에 정말 먹을 거 없군요"라며 "서론이 너무 지루하고, 박진감도 없고 재미없다. 후반부 설득력이 떨어지고 스토리가 빈약해져 어설프게 결론이 나버렸다"고 혹평했다.

'인터스텔라'를 둘러싼 엇갈린 평가와 관련해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11일 KBS 시사·교양프로그램 '박은영 강유정의 무비부비2'에 출연해 "개인적인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생각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어떠한 곳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호불호가 점차 갈리는 상황에서 '인터스텔라'가 한국 영화의 흥행사를 새로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준상 동아닷컴 기자 kj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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