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한선화 “연기 재미있지? 행복해 보이네” 대선배 말 한마디에 눈물 와락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2일 06시 55분


주위에 웃음을 안기는 ‘백치미’ 이미지를 벗고 연기자로 한 단계 도약한 한선화. 그에게 연기는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주위에 웃음을 안기는 ‘백치미’ 이미지를 벗고 연기자로 한 단계 도약한 한선화. 그에게 연기는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신의 선물’ 선택은 ‘신의 한 수’ 였다…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 화제의 한선화

‘연기돌 전성시대’에 새로운 시선을 모은 걸그룹 시크릿의 한선화. 무대 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가 최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에서 ‘꽃뱀’ 역을 연기했다.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 연기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의외의 캐릭터였다. 무모해 보일 수 있는 도전이었지만 용기와 열정으로 한계를 극복했다는 호평을 받은 한선화를 만났다.

예능 프로서 굳어진 ‘허당’ 이미지 떨쳐
밤 새워 상대 배역 대사까지 외운 보람
쏟아지는 호평 꿈인지 생시인지 얼떨떨


‘속이 없거나’ 아니면 정말 ‘백치미’가 가득하거나, 둘 중 하나인 줄 알았다. 듣기 싫은 말에도 그저 ‘헤벌쭉’ 웃기만 했으니까. 정작 그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는데, 아무도 그것을 세심하게 들여다 보려거나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한선화. 그를 떠올리면 그동안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준 모습 때문에 ‘백치미’ ‘허당’이라는 이미지가 앞선다. 때로 실제 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면 “내숭이다” “가식적이다”는 오해와 비난까지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젠 모든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나 온전히 신인 연기자 한선화로 시청자에게 남았다. 그래서 그는 “행복했다”. 드라마 종영 후 ‘한선화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쏟아지자 그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왜 나에게 이런 반응을 해주는지 얼떨떨할 정도였다”고 했다.

“이렇게 좋은 반응은 처음이라 낯설다. 내 노력이 화면을 통해 보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광고천재 이태백’ 이후 두 번째 연기인데 무엇이 정답인지, 어떻게 하는 게 잘 하는 건지 몰랐다. 그냥 앞만 보고 달렸다. 책장에 꽂혀있는 16권의 대본을 보니 세상을 다 얻은 것 같더라.”

뿌듯할 수밖에 없다. “내가 봐도 정신병에 걸린 것 같았다”고 말할 정도로 그는 촬영이 없는 날이거나 대사 한 마디 없는 장면이라도 밤을 새워가며 상대배우들의 대사까지 다 외우는 열정을 다했다. 조승우, 이보영 등 선배 연기자들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도 그는 ‘미친 듯이’ 공부했다.
한선화(왼쪽). 사진제공|SBS
한선화(왼쪽). 사진제공|SBS

그런 모습이 선배 연기자들의 눈에는 당연히 예뻐 보일 수밖에 없다. ‘대선배’ 정혜선은 그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연기하는 거 재미있지? 네 얼굴에 행복이 가득하다”고 말해주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복받쳐오는 감정과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더라. ‘잘 한다’는 어떤 말과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큰 칭찬이었다.”

당시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였다. 말을 잇기도 벅찬 듯했다.

“빨리 서른 살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감정을 제어하고 추스를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사람들은 제가 늘 밝고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줄 아는데, 하! 그렇지 않다. 오버하고 덜렁대는 제 모습을 좋아해주시니까, 그들 앞에 서면 일종의 직업병처럼 그렇게 행동하고 성격을 포장하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한선화에게 연기는 숨 쉴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된다. 맡은 배역에 따라 대리만족도 느끼고, 마음껏 속마음을 표출할 수도 있어 “절대 놓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새 직업을 통해 빨리 돌아오고 싶다”는 그는 그렇게 또 다른 공간을 찾고 있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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