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가 2013년 드라마 농사를 자축하는 연기대상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어김없이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시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나눠주기’와 공동수상은 여전했고, 개념도 모호한 특별상 시상과 사전 섭외의 흔적마저 지울 수 없다.
2013년 연기대상 수상자는 김혜수(KBS), 하지원(MBC), 이보영(SBS)의 대상을 포함해 모두 125명의 연기자가 상을 받았다. 당연히 중복수상이 없을 리 없다. 부문별 평균 2명의 수상자로 상의 의미는 이미 퇴색했다는 평가다. 김상중, 정보석과 함께 MBC 황금연기상을 받은 조재현의 “이렇게 모여 있으니 가수 같다. 노래를 불러야 할 것 같다”는 말은 가시로 남았다.
약 4시간 동안 생방송하는 각 시상식에서는 긴장감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상자로 등장한 연기자가 다른 부문 수상자로 호명되며 참석자들은 저마다 1개 이상 상을 챙겨 돌아갔다. 그야말로 ‘출석=수상?’이라는 공식 아닌 공식으로 사전 섭외의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명확한 수상 기준을 알 수 없는 특별상도 난무했다. MBC는 중견들의 공을 치하하듯 ‘황금연기상’이라는 이름으로 총 6명에게 상을 안겼고, SBS는 조인성에게 공로상의 느낌을 풍기는 ‘특별상’이라는 모호한 상을 주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연기자들 스스로 더는 방송사 연기대상의 권위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누구나 다 받을 수 있는 상으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역시 공동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한 연기자 측은 “축제의 의미도 좋지만 방송사가 스스로 시상식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