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男’ 벗겨보니 ‘거친男’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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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연기 첫 도전… 영화 ‘용의자’ 주연 공유

영화 ‘도가니’(2011년) 이후 배역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공유는 액션 장르인 ‘용의자’에 출연한 데 이어 차기작으로 김태용 감독의 판타지물 ‘신과 함께’의 출연을 검토하고 있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인 영화다. 쇼박스 제공
영화 ‘도가니’(2011년) 이후 배역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공유는 액션 장르인 ‘용의자’에 출연한 데 이어 차기작으로 김태용 감독의 판타지물 ‘신과 함께’의 출연을 검토하고 있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인 영화다. 쇼박스 제공
공유(34)는 ‘달달한’ 남자다. 영화 ‘도가니’를 제외하면 주연을 맡은 대부분의 작품이 로맨틱 코미디(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빅’, 영화 ‘김종욱 찾기’)다. 훤칠한 키와 기다란 목, 커피 광고에 어울리는 나른한 목소리도 ‘로코 왕자님’으로 자리 잡는 데 한몫했다.

“제가 알고 보면 ‘거친 남자’일 수도 있잖아요?”

11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공유는 전보다 단단해 보였다. 그는 19일 개봉하는 ‘용의자’에서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공유가 연기한 지동철은 북한 최정예 특수요원 출신 탈북자. 그는 아내와 딸을 죽인 자를 쫓는 추격자이자 기업 회장 살해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쫓기는 도망자이기도 하다.

영화에는 30분마다 윗옷 벗은 공유가 나온다. 근육을 키우려고 꽤 고생했다. 원신연 감독이 “동철(배역 이름)이 형, 그만해도 충분히 멋진 것 같다”며 만류했을 정도다. 쇼박스 제공
영화에는 30분마다 윗옷 벗은 공유가 나온다. 근육을 키우려고 꽤 고생했다. 원신연 감독이 “동철(배역 이름)이 형, 그만해도 충분히 멋진 것 같다”며 만류했을 정도다. 쇼박스 제공
그의 대사는 다 합쳐도 A4 용지 두 장 분량이 안 된다. 쫓고 쫓기는 과정을 채우는 건 격투와 총격전, 자동차 추격전 같은 다양한 액션이다. 30분마다 한 번씩 윗옷을 벗는 ‘상남자’ 공유의 모습도 나온다. 화면 속 그의 눈빛은 날이 서 있다.

“촬영 당시 허기져 있었던 게 도움이 됐어요. 짐승도 계속 굶으면 날카로워지잖아요. 다이어트를 오래하니까 광대뼈가 도드라지고 눈이 퀭해졌어요.”

영화가 요구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 3개월간 체지방을 감량했다. 소금기와 지방을 뺀 음식만 먹으며 혹독하게 근육을 키웠다. 나중엔 원신연 감독을 비롯해 주변에서 만류했을 정도. “제가 좀 욕심을 부렸죠. 사람들이 지동철을 인간 이상의, 비현실적인 인물로 보길 바랐거든요.”

‘용의자’는 북한 출신 꽃미남 인간병기가 등장하는 액션 영화라는 점에서 올해 개봉한 김수현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탑의 ‘동창생’을 떠올리게 한다. 공유는 “두 영화와 소재가 겹쳐서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다”고 했다. “농담 삼아 구분하자면, 앞의 두 작품 속 주인공은 간첩이지만 저는 남한 사람이잖아요? 북에서 내려왔다는 사실보단 기구한 남자의 이야기에 주목했어요.”

공유는 영화 출연 제안을 처음엔 거절했다고 한다. “큰 규모의 영화에 대한 부담과 함께 젊은 남자 배우라면 의례적으로 액션을 거쳐야 한다는 시각에 반감이 있었다”고 했다. 그를 설득한 건 감독이었다. 원 감독은 영화 준비 단계부터 주인공으로 공유를 염두에 뒀다고 밝힌 바 있다. 주인공 지동철의 이름도 공유의 본명(공지철)과 비슷하다.

‘용의자’는 지난해 9월 촬영을 시작해 올해 6월 촬영을 마쳤다. 촬영 기간이 다른 작품의 2∼3배다. 공유는 영화를 위해 러시아 실전무술인 시스테마를 배웠다. 그는 자동차 추격 장면과 암벽 등반, 한강 낙하 등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시종일관 조곤조곤한 말투로 인터뷰를 하던 그도 액션 장면을 이야기할 때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는 “‘도가니’를 할 때는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이번엔 육체적으로 고됐다. 하지만 촬영 내내 즐거웠다. 흥행과 별개로 나로서는 큰 재미를 본 작품이다”라고 했다.

이번 영화에는 박희순 조성하 같은 연기파 조연이 출연한다. 연하남 역으로 여자 선배들과 주로 연기호흡을 맞췄던 공유는 “남자 선배와 어울려 영화를 찍었던 경험도 신선했다”고 했다. “사실 여자 선배님들과 하면 모셔야 하는 면이 있는데 이번에는 형들과 친구처럼 지냈어요. 남자들과 어울리는 게 좋아요. 제가 좀 거친 면이 있다니까요.”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공유#용의자#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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