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관우 5년 만의 컴백, 새 노래 ‘화애’ 들고 팬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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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2일 07시 00분


데뷔 만 20주년을 한 달 앞두고 5년 만의 신곡 ‘화애’로 돌아온 조관우는 “팬들에게는 선물, 내게는 부활”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진제공|아자엔터테인먼트
데뷔 만 20주년을 한 달 앞두고 5년 만의 신곡 ‘화애’로 돌아온 조관우는 “팬들에게는 선물, 내게는 부활”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진제공|아자엔터테인먼트
■ 더 애절하고 처연하게…조관우와 떨리는 재회

“20년을 지켜온 나만의 창법…성대 수술은 죽음보다 더한 두려움이었다”

올 봄 뜻밖의 성대결절로 피 토하며 콘서트
결국 수술대…불안과 초조함 속 두 달 흘러
“목소리에 힘 더 실렸다” 부활 알리는 신곡
내년 데뷔 20주년…왕성한 활동 의욕 활활

“잃었던 목소리를 되찾았으니, 다시 태어난 거죠.”

조관우는 다소 들떠 보였다. 5년 만에 새 음반을 냈다는 사실로도 그렇겠지만, 가수로서의 생명을 잃을 뻔한 위기를 이겨냈다는 감회가 그를 더 들뜨게 한 듯했다.

조관우는 2011년 출연한 MBC ‘나는 가수다’에서 무리한 발성 탓에 성대결절이 생기고 말았다. 지나친 승부욕이 부른 불행이었다. 올 봄에는 성대용종이 생긴 것도 모르고 노래를 하다 성대 실핏줄이 터져 피를 토했다.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전국투어를 포기해야 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자신만의 독보적인 팔세토(가성) 창법으로 20년을 사랑받아온 조관우에게 “지금의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경고는, 가수의 생명이 내걸린 도박 같은 것이었다.

노래를 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이미 계획해뒀던 미국 공연은 해야만 했다. 5월10일 샌프란시스코 공연에서는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아 무대에서 울기만” 했다. 2000여 관객들도 안타까워 눈물을 흘렸다. 이튿날 LA공연에서는 “무대에서 죽겠다는 각오로” 무대에 올랐다. 관객에게 “다시는 노래를 못하더라도 오늘 무대에서 죽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피를 토하며 노래하는 조관우에게 따뜻한 박수가 쏟아졌다.

미국 공연을 어렵게 마친 후 곧바로 성대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한달째 필담으로 의사소통을 하던 조관우는 걱정과 궁금증이 자꾸 커졌다. ‘목소리는 변함이 없을까’ ‘노래는 할 수 있을까’.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내봤지만 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노래는 더더욱 언감생심. 이대로 가수생명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고, 노래하지 않은 삶은 무의미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이대로 인생까지 포기해야 하나?’.

두달째가 다 되어갈 무렵, 서서히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노래도 부를 수 있을 만큼 음정도 잡히고, 고음을 내는데도 목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곧바로 곡 수집에 나섰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이진욱으로부터 ‘화애’란 곡을 받았다. 오케스트라와 밴드가 어우러진 사운드, 애절하고 처연한 고음의 가성이, 이별의 흔적에 상처받는 남자의 심정을 쓰다듬는 노랫말과 어우러지며 장엄한 서정시를 이룬다. ‘화애’를 부른 조관우의 목소리가 유난히 처연한 건, “녹음을 하는 내내, 수술 직후 목소리가 나오지 않은 때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내 가수 인생의 첫 노래였던 ‘늪’이 생각났다. ‘화애’는 목소리를 되찾고 다시 처음 부른 노래 아닌가. 잃어버렸던 것을 다시 찾은 느낌이다. 더욱이 수술 후 목에 힘이 더 붙었다는 느낌이다.”

‘나는 가수다’를 회상하면 “뱁새가 황새 쫓아가려다 가랑이 찢어진 기분”도 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나를 다시 기억해주는 계기가 된 고마운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11월 말 발표된 이번 싱글 ‘화애’는 2008년 미니앨범 ‘소나기’ 이후 5년 만에 나온 신곡이다. “너무 오래 신곡을 내지 않았다”는 조관우는 ‘화애’가 자신의 부활을 알리는 음반이면서 팬들에게는 선물의 의미라 했다.

2004년 ‘늪’이 수록된 첫 앨범 ‘마이 퍼스트 스토리’로 데뷔한 조관우는 만 20주년을 맞는 내년엔 더욱 왕성한 활동을 예고했다. 우선 상반기에 아들 조현(15) 군이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신곡을 내고 곧바로 정규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도 하고, 이후 국내 유명 보컬리스트들과 협업 앨범도 발표할 계획이다.

“예전엔 음반을 낼 때면 자만감에 취해 ‘잘 된다’는 생각만 했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다. ‘화애’를 녹음하며 ‘내가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고 느낀 것만으로 만족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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