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가요계 ‘대세’ 엑소의 한가위 인사] “대세돌 칭찬 아직 실감 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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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18일 07시 00분


엑소는 추석 연휴가 끝나면 유럽으로 화보촬영을 떠난다.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도 점쳐지지만 엑소는 “그런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엑소는 추석 연휴가 끝나면 유럽으로 화보촬영을 떠난다.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도 점쳐지지만 엑소는 “그런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 12인조 인기 아이돌그룹 엑소

“대세는 아직 멀었다. 아직 우릴 모르는 분들이 많다. 요즘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아파트(숙소) 어르신들도 ‘가수인 것 같은데, 누구냐’고 물어보신다. ‘엑소’라고 하면 ‘너희들이냐’라며 반가워하시지만, ‘아, 엑솔?’이라시는 분도 있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남성 12인조 그룹 엑소는 ‘대세’라는 칭찬과 수식어가 아직 멋쩍은 듯했다. 첫 인사를 ‘대세’라는 단어로 축하했더니, 고마워하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주변에서 다들 그러시는데, 우린 잘 느끼지 못하고 있어요…. ㅠㅠ”

“SM 이름값 못한다” 데뷔 초 평가절하
1년여만에 최고 히트상품으로 대변신
노래·퍼포먼스·콘셉트 완벽한 하모니
74만장 판매 1집 기세로 새 도약 준비


다만 엑소는 ‘1집 판매량 74만장’(이하 가온차트 집계) 소식을 접하면서, 자신들의 노래가 아직 음원차트 상위권에 있는 걸 보면서, 자전거로 달리는 한강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으르렁’ 노래를 들으면서, ‘대세’란 단어를 슬며시 떠올려보곤 한다.

사실 작년 4월 이들의 데뷔 직후 가요계에선 “SM엔터테인먼트(SM) 아이돌인데, 파괴력이 약하지 않느냐”는 말들이 많았다. 첫 미니앨범 ‘마마’를 한국·중국어 버전 합계 23만3478장을 팔아놓고도, “맹목적인 극성팬의 힘”으로 평가절하됐다. 그만큼 세상의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후 1년. 엑소는 SM이 배출한 최고의 ‘히트상품’이 됐다. 앨범 판매량은 물론 8월 내놓은 신곡 ‘으르렁’으로 누나·형님팬들까지 사로잡으며 대형 스타가 됐다. 아이돌이 음악으로 이처럼 폭넓은 대중을 사로잡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SM의 수장인 이수만 회장도 엑소에게 상당한 공을 들였다. 그는 ‘늑대와 미녀’ ‘으르렁’의 춤, 편곡 과정을 꼼꼼히 지켜보며 조언했다. ‘늑대와 미녀’로 퍼포먼스 능력을 먼저 보여주고, ‘으르렁’을 통해 음악으로 어필하겠다는 전략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늑대와 미녀’에서 12명의 엑소는 숲 속 늑대 동굴에서 생활하는 늑대소년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퍼포먼스로 주목받았다. ‘으르렁’을 통해서는, 남성 아이돌에 관심 없던 중년들까지 음악으로 사로잡으며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스윗소로우, 투빅 등 선배가수들이 ‘으르렁’ 커버곡을 공개하고, 인터넷에도 ‘으르렁’을 커버하며 노래실력을 뽐내는 누리꾼들의 영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엑소는 음악으로도 대중 속을 파고들었다. ‘으르렁’ 퍼포먼스를 똑같이 흉내 내는 커버댄스 영상도 많다. 걸그룹의 퍼포먼스가 아닌 남성 아이돌의 뮤직비디오와 노래가 커버되는 것도 이례적이다.

“‘으르렁’을 각기 나름대로 재편곡해 부른다는 건, 음악이 좋다는 의미 아니겠느냐. 아이돌 노래를 편곡해서 커버하는 걸 보면서 음악의 힘을 느낀다.”

이어 “노래와 퍼포먼스, 콘셉트 등 모든 것이 잘 맞았다”고 요인을 자평했다. 그리고 “SM의 힘, 팬들의 오랜 기다림, 12명의 활동”도 이유로 꼽았다.

“노래도, 퍼포먼스도 좋았다. 특히 ‘원테이크 퍼포먼스’ 뮤직비디오는 전례가 없었지 않나. 교복 콘셉트도 통한 것 같다.”

‘잘 생겨서 인기가 좋은 것’이란 말에 엑소는 “그런 말 많이 듣는다”며 폭소를 터트리더니, “우린 다 개성이 다르다. 겹치는 캐릭터가 없다. ‘우리 12명에 모든 여성의 이상형이 다 있다’는 말도 들었는데, 기분이 좋았다. 하하.”


엑소는 SM에서도 관심과 애정의 대상이었다. ‘12인조’, ‘퍼포먼스 그룹’이란 공통점이 있는 슈퍼주니어는 어느새 자신들의 ‘음반왕’ 자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된 엑소에게 격려를 넘어 방송 안무까지 맡을 정도로 애정을 쏟았다. 동방신기 유노윤호는 “너희들이 잘하니까, 선배들도 게을러지거나 나태해지지 않고, 좋은 자극 받아 더 열심히 한다”고 했다.

“멋진 선배들이라고 새삼 느꼈다. ‘너희한테 지지 않을 거야’라고 하시던 유노윤호 선배의 말에 힘을 얻는다. 최고에게 인정받으니 기분 좋다.”

이제 문제는, 다음 음반이다. 한껏 높아진 대중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려면 또 다시 고난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독하게 준비하고, 칼을 갈았다. 다음 앨범 역시 그렇다. 힘들어도 신곡 준비는 재미있다. 부담감이 크지만, 그 부담을 즐겨야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으르렁’으로 토대를 잘 닦아놓았기에 다음에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최근 1집 활동을 마감한 엑소 대부분의 멤버는 추석 연휴 중 가족들과 하루 정도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됐다. 가족, 친지와 친구들에게 사인해주는 일이 힘들 테지만, 이들에게도 가족은 언제나 휴식의 보금자리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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