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용수 “그 시절 대통령 흉내내면 테이프 뺏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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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8일 07시 00분


‘코미디의 전설들’이 다시 모였다. 지난 40년 동안 KBS 희극 무대를 주름잡았던 이들이 3월3일 ‘개그콘서트’에서 후배 개그맨들과 명성을 재현한다. 사진제공|KBS
‘코미디의 전설들’이 다시 모였다. 지난 40년 동안 KBS 희극 무대를 주름잡았던 이들이 3월3일 ‘개그콘서트’에서 후배 개그맨들과 명성을 재현한다. 사진제공|KBS
■ ‘개그콘서트-코미디 40년’ 특집 기자회견…KBS 출신 코미디언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못마땅하면 윗선서 녹화테이프 압수
‘회장님 우리 회장님’ 코너는 외압에 폐지 위기도
임하룡 김학래 최양락 등 전설 총출동
‘네로 25시’ 등 추억의 코미디 3일 전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1980∼90년대 코미디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임하룡을 필두로 김학래, 최양락, 이봉원, 엄용수, 이경래, 김미화, 심현섭 등 KBS 코미디를 지켜온 ‘전설’들이 KBS 2TV ‘개그콘서트-코미디 40년’ 특집에서 후배들과 호흡을 맞춘다. 지난 40년 동안 KBS 희극 무대를 거쳐 간 코너 중 ‘변방의 북소리’ ‘시커먼스’ ‘쓰리랑 부부’ ‘네로25시’ 등 10여개 추억의 코너가 이들 선배 개그맨들과 현재 ‘개콘’을 이끄는 후배들의 재기로 다시 꾸며진다. 3월3일 방송에 앞서 이들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자신들이 경험한 추억과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감회에 젖었다.

● 그 시절 그 개그… “외압도 많았다”

엄용수는 “대통령을 흉내 내는 개그를 할 때 윗선에서 ‘왜 이런 개그를 하냐’며 녹화 테이프를 버린 적이 있었다. 1988년 ‘회장님 우리 회장님’을 할 때에도 항의가 많아 폐지될 위기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동작그만’에 출연한 이경래는 “국방부에서 항의 공문을 받은 적도 있다. 방송이 되기까지 약 2개월의 협상 기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양락도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는 ‘대머리’라는 단어는 쓰지도 못했다. 노태우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나, 이 사람을 코미디로 다뤄도 좋다’는 공약을 내걸 정도로 코미디가 많은 제약을 받았던 시대였다”고 털어놨다.

미디어가 비교적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 이들은 어떻게 인기를 체감했을까. 이들은 “희극인실에서 가장 많은 항의 전화를 받는 코너”가 가장 큰 인기를 모으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특집을 ‘코미디 총동문회’ ‘잔치’라고 표현한 이들은 무대에 함께 하지 못하는 동료들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김미화는 “이런 잔칫날일수록 고 배삼룡 선생님과 김형곤, 양종철 생각이 많이 난다. 젊은 날 코미디에 열정을 함께 불태웠던 그들이 그립다”고 말했다.

● ‘개콘’ 후배들 고마워…“처우 개선 필요”

지금까지 코미디의 명맥을 잘 이어주고 있는 ‘개그콘서트’ 후배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후배들을 위한 처우 개선을 강조했다.

김학래는 “출연료 외에 아이디어료를 따로 지급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고, 최양락은 “단연 시청률 1위인데 그만큼의 대우를 받고 있는 건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코미디를 예능 프로그램 진출의 발판으로 삼는 일부 후배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최양락은 “후배들이 ‘개콘’을 예능으로 가기 위한 전초전으로 여기는 게 섭섭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수민 CP는 이날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에 출연 중인 ‘개콘’ 출신 개그맨들이 섭외에서 제외됐다는 논란에 대해 “이번 방송은 ‘개콘’ 특집이 아니라 코미디 특집이다. ‘개콘’이 이 자리에 있기까지 빛내 주신 분들과 함께 무대를 만드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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