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용감한 녀석들’ 팬텀, 감히 조용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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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0일 0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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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힙합 그룹 팬텀(산체스, 키겐, 한해)은 ‘용감한 녀석들’이다.

팬텀은 지난달 17일 발매한 신곡 ‘조용필처럼~’ 의 노랫말에 감히 ‘가왕(가수의 왕의 줄임말)’ 조용필을 등장 시켰다.

“가요계 대선배인 조용필 선생님의 존함이 신곡에 들어가 굉장히 부담스러워요. 저희가 자칫 선생님의 명성에 먹칠을 하면 안 되잖아요. 하지만 저희의 진정성을 담은 노래 ‘조용필처럼’ 은 음악적인 완성도 면에서 부끄러움이 없어요.” (모두)

지난해 팬텀의 소속사 대표이자 유명 작곡가인 김도훈은 프로듀서 라이머와 직접 조용필의 사무실을 찾았다. 팬텀의 타이틀 곡에 ‘가왕’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다.

걱정이 앞섰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대답이 돌아왔다. 대인배 조용필은 까마득한 가요계 후배들의 요청에 “열심히 해봐요”라고 흔쾌히 승낙했다. ‘조용필처럼~’이라는 제목을 인지도 낮은 가수들이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었지만, ‘가왕’은 제목을 듣더니 바로 “괜찮다.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

“저희의 롤 모델은 조용필 선생님이에요. 국민가수가 되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조용필 선생님께 저희 음반을 꼭 선물하고 싶어요.(웃음)”(한해)


이번 팬텀의 두 번째 미니앨범 ‘팬텀 씨어리(PHANTOM THEORY)’의 타이틀곡 ‘조용필처럼~’ 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애틋한 마음을 고백하는 달달한 힙합송이다.

“이번 타이틀곡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가수 조용필처럼 최고의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염원을 가사에 담은 노래예요. 경쾌한 힙합곡이지만 조용필 선생님을 위한 오마주(hommage)의 성격도 있어요.” (산체스)

팬텀에게 ‘조용필 효과’ 는 놀라웠다. 팬텀은 가요시장에서 주류음악이 아닌 힙합곡 ‘조용필처럼~’ 으로 KBS ‘뮤직뱅크’ 차트 11위와 각종 온라인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데뷔 7개월 만에 최고의 성과를 올렸다.

이들은 컴백 한 달이 지난 지금도 무대에서 ‘조용필처럼~’ 을 외치며 거칠 것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저희도 대중가수다 보니 음악성과 대중성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어요. 좋은 음악도 하고 싶고 생계도 이어가야 하고, 하지만 두 부분에 대한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수준 높은 힙합 음악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 할 수 있는 노래를 하도록 노력할게요.”(키겐)

‘가왕’ 조용필처럼 국민 가수를 꿈꾸는 팬텀은 약 10년간의 힘든 무명생활을 통해 팬들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다.

“오랜 무명생활 동안 식당 서빙, 무역회사 보조일, 일본어 과외, 노가다 등 안 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어요. 그런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무대의 소중함과 팬들의 고마움을 더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순위에 연연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조용필 선생님처럼 멋진 가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고추잠자리’나 ‘모나리자’ 같은 국민가요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모두)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사진제공|WA엔터테인먼트, 브랜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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