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 기자의 여기는 칸] MFBTY 비지+윤미래+타이거JK, 한국 힙합에 세계가 일어나 “푸쳐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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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9일 06시 00분


프로젝트 그룹 MFBTY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미뎀 페스티벌’의 포토콜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비지, 윤미래, 타이거JK. 칸(프랑스)|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프로젝트 그룹 MFBTY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미뎀 페스티벌’의 포토콜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비지, 윤미래, 타이거JK. 칸(프랑스)|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 MFBTY, 40분간 미뎀을 달구다

프로젝트 그룹 결성 후 첫 공식 무대
12곡 열정적인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
‘케이팝≠아이돌’ 다양성 우수성 알려

미뎀 “백인도 두 손 머리 위…놀라워”

“너희가 한국 힙합을 아느냐?”

타이거JK와 윤미래, 비지의 프로젝트 그룹 MFBTY(엠에프비티와이)가 프랑스에서 한국 힙합의 위상을 드높였다.

MFBTY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중음악 박람회 ‘미뎀’(midem)에서 팀 결성 후 첫 공식무대를 펼쳤다. 이들은 26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미뎀의 공연 프로그램 ‘미뎀 페스티벌’의 둘째 날 공연에 헤드라이너(주요 출연자) 자격으로 나섰다.

미뎀이 마련한 특설무대 ‘매직 미러’에서 열린 이날 공연에서 MFBTY는 ‘엄지손가락’을 시작으로 ‘페이 데이’ ‘블랙 다이아몬드’ 등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약 1000여 관객은 파워 넘치는 타이거JK와 비지의 랩에 서서히 젖어들기 시작했다. 공연은 윤미래가 무대에 등장한 절정에 달하며 후반부로 치달아갔다. 무대 위 아티스트와 관객이 손을 높이 들어 함께 흔들며 하나가 되는 힙합공연 특유의 풍경이 연출됐다.

‘손 머리 위로!’  MFBTY가 ‘미뎀 페스티벌’ 공연에서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칸(프랑스)|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손 머리 위로!’ MFBTY가 ‘미뎀 페스티벌’ 공연에서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칸(프랑스)|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MFBTY는 애초 10곡을 부르기로 했다. 하지만 관객의 뜨거운 분위기에 ‘겟 잇 인’ ‘몬스터’ 두 곡을 즉석에서 추가로 불러 모두 40분간 12곡의 열정적인 공연을 펼쳐냈다.

미뎀이 음악 기획사와 음반유통사, 작곡가와 프로듀서, 가수 등은 물론 취재진까지 전 세계 음악 관계자들이 모이는 무대이니만큼 이날 관객들도 음악 관계자들이 대다수였다. 따라서 아시아권 관객은 찾기 어려웠다. 대부분 한국어 랩이었지만 관객은 이질감이나 거리감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MFBTY 세 멤버 모두 노래 사이 영어를 구사해 관객과 편안히 소통했다.

특히 MFBTY의 이날 공연은 ‘케이팝=아이돌’이라는 서구의 고정관념을 깨고 실력 있는 ‘한국형 힙합’으로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칸을 찾은 한국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프랑스 소니뮤직 출신으로 현재 미뎀의 세일즈 매니저인 기욤 크리스폴리는 공연 후 MFBTY의 대기실을 찾아 “아시아의 힙합가수가 백인 관객의 손을 들게 하는 장면은 과거에 볼 수 없었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대단한 공연에 감동받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작년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음악박람회 ‘뮤직 매터스’에서 공연한 타이거JK와 윤미래의 실력에 감탄해 이들을 이번 미뎀에 초청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MFBTY는 공연에 앞서 미뎀의 주 행사장인 팔레 데 페스티벌에서 열린 팬들과의 대화 시간인 ‘다이렉트 투 팬’에서도 어린 시절 미국에서 힙합에 빠져든 이야기와 힙합 정신, 또 한국 힙합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박수를 받았다.

MTBTY의 리더 격인 타이거JK는 한국에 정통 힙합의 뿌리를 내린 ‘힙합의 대부’. 1992년 미국의 래퍼 아이스큐브가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의 ‘블랙 코리아란’ 곡을 내자 당시 미국 고교생이던 타이거JK는 곧바로 ‘한국인들을 우습게 보지 말라’는 내용의 ‘콜 미 타이거’라는 프리스타일 랩으로 반격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1995년 한국에서 흑인 친구와 EP앨범 ‘콜 미 타이거’를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국내에서는 힙합춤은 알아도 힙합음악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이후 타이거JK는 DJ샤인과 드렁큰타이거를 결성해 1999년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란 도발적인 노래를 냈다. 이제 타이거JK는 한국을 대표하는 힙합스타가 됐고, 칸에서처럼 ‘케이-힙합’을 세계에 알리는 선두에 나서고 있다.

● MFBTY?

최근 싱글 ‘스위트 드림’을 낸 MFBTY는 ‘내 팬이 당신들의 팬보다 더 낫다’는 뜻의 My Fan Better Than Yours‘의 머리글자를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2010년부터 SNS로 팬들과 소통해 온 타이거JK가 장난삼아 “나중에 팀을 만들까 하는데 ‘내 팬이 당신들의 팬보다 더 낫다’인데 어떠냐”고 묻자, 이 말에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하며 팬덤을 형성했다.

칸(프랑스)|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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