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결혼은 내 연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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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6일 05시 00분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마음의 여유를 되찾은 배우 전지현은 자신감에 넘쳤다. “사회적으로도, 여자로도 성숙해진 것 같다”며 영화 ‘베를린’의 개봉을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마음의 여유를 되찾은 배우 전지현은 자신감에 넘쳤다. “사회적으로도, 여자로도 성숙해진 것 같다”며 영화 ‘베를린’의 개봉을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영화 ‘베를린’ 전지현의 일과 사랑

“하정우는 내 스타일” 새댁 전지현의 도발
신혼 단꿈에 빠진 그녀의 일과 사랑

아직은 새댁인데 신혼생활 더 즐기고 싶어
하정우 돌보는 연기땐 남편 생각하며 몰입
결혼 후 일 욕심 더 많아졌어요, 어쩌죠?

만개한 꽃 같았다. 한결 여유로워진 얼굴의 배우 전지현(32)이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더 예뻐졌다”는 이야기. 전지현은 그 배경으로 “마음의 여유”를 꼽았고, 여유가 생겼다면 “결혼” 덕분이라고 했다.

“결혼을 통해 성숙해진 것 같다. 사회적으로도 여자로도. 마치 다음 단계로 넘어간 기분? 자신감도 생겼고.”

전지현은 지난해 4월 동갑내기 회사원 최 모 씨와 결혼했다. 최 씨는 유명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씨의 외손자다.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온 친구 사이인 둘은 진지하게 교제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의 결실을 맺었다. 요리하고 집안일을 챙기는 평범한 신혼부부의 일상은 전지현의 생활이기도 하다. 신혼이 그렇듯, 부부만의 시간 역시 소중하다. “남편과 둘이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 한다”고 했다.

“2세 생각도 한다. 현실적으로. 그런데 2세가 생기면 죽을 때까지 우리 둘만의 시간은 없는 거잖아. 그래서 지금은 둘만의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

극장 데이트도 즐긴다. “잠이 많아서(웃음) 심야영화는 잘 보지 못 한다”는 전지현은 “‘베를린’이 개봉하면 남편과 극장에서 다시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30일 개봉하는 ‘베를린’(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은 전지현이 결혼 직후 촬영에 참여한 작품이다. 독일 베를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남북한의 긴박한 첩보전에서 전지현은 북한 정보요원 하정우의 아내이자 독일 북한대사관 통역관을 연기했다.

지난해 4월 동갑내기 연인 최 모 씨와 결혼한 뒤 전지현은 영화 ‘베를린’을 택했다. 독일 베를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남북한의 긴박한 첩보전 속에서 전지현은 현실 속 한 남자의 아내로서 가질 법한 정서와 표정으로 열정을 액션에 실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지난해 4월 동갑내기 연인 최 모 씨와 결혼한 뒤 전지현은 영화 ‘베를린’을 택했다. 독일 베를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남북한의 긴박한 첩보전 속에서 전지현은 현실 속 한 남자의 아내로서 가질 법한 정서와 표정으로 열정을 액션에 실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전지현은 영화 속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는다. 전지현은 “신혼생활로 가장 행복하던 때 촬영장에서는 심각한 상황을 연기해야 했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베를린’에서처럼 연기할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한다.

“북한에 두고 온 아이를 그리워하는 대사나, 남편의 상처에 붕대를 감아주는 장면은 온전히 혼자 만들어야 했다. 끓어 오르는 감정으로 연기할 수 있던 힘은 아무래도 결혼으로 얻은 자신감인 것 같다.”

전지현은 극중 배신이 거듭되는 격동 속에서 유일하게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여자. 전지현은 아련하고 애틋한 분위기를 더해 인물을 완성했다. 시사회 이후 전지현의 연기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전지현은 지난해 ‘도둑들’로 129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그동안의 청순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도둑들’로 도발적인 매력을 새로 찾은 전지현은 한동안 해외 활동에 주력하느라 주춤했던 국내 영화계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베를린’은 ‘도둑들’ 성공 직후 내놓은 영화. 그래도 전지현은 “오히려 부담은 적다”고 했다. “지금은 영화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부담은 ‘베를린’ 다음 작품부터 시작되겠지.”(웃음)

‘베를린’에서 만난 하정우로부터 자극도 받았다. 전지현은 하정우를 “최고의 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 그리고 말의 속도가 빨라졌다.

“하정우가 갖고 있는 얽매이지 않은 그 스마트한 모습이 정말 좋다. 고리타분하지 않고 많은 부분에서 열려 있고.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배우다. 하정우가 딱, 내 스타일이다.”

‘도둑들’에 이어 ‘베를린’에 참여한 전지현의 최근 행보를 되짚으면서 ‘작품 욕심이 많아지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전지현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욕심은 항상 있었다!”고 받아쳤다.

“정체되어 있을 수 없다. 달라지는 배역,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관객에게 나의 모습을 점차 익숙하게 만드는 게 지금 내가 가진 목표이니까.”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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