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멋쟁이’ 작곡가 박명수-가수 정형돈…인정합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1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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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만든 '박명수의 어떤가요' 앨범이 음원 시장에서 보름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타이틀곡인 '강북멋쟁이'는 소녀시대와 상위 10위권 내에서 여전히 각축을 벌인다.

논란이 거세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TV 프로그램의 가요계 잠식을 우려하는 성명을 냈고 소비자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강변북로 가요제'처럼 1년에 몇 차례 나오는 무한도전 음원의 선전 자체가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시비 거리'는 작곡가가 '예능인 박명수'라는 것. '무한도전'의 미션에 따라 짧은 시간 안에 작곡에 도전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그 결과물을 낸 그를 뮤지션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이 현상이 비추는 가요계의 현실은 무엇일까.

21일 오후 '강북멋쟁이'의 편곡자인 김진훈 씨, 박명수에게 작곡을 가르친 뮤지션 돈스파이크를 전화로 만났다. 돈스파이크는 "박명수는 지난해 6개월 정도 작·편곡 수업을 받았다. 가수로 활동한 전력이 있어서인지 상당한 노하우가 있었다"면서 "하루에 십여 통씩 전화를 해 물어볼 정도로 열의도 대단했다"고 했다. 그는 "박명수는 로직이라는 컴퓨터 음악 프로그램을 나보다 잘 다루는 수준에 올랐다. 대중음악에 필요한 감각과 아이디어도 상당했다"며 "다른 가요와 맞먹는 치밀한 제작 과정을 거쳤는데,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작업 과정이 축약돼 논란이 커진 것 같다"고 했다. 김진훈 씨도 "박명수로부터 초안을 받고 생각보다 수준이 높아 놀랐다"면서 "음악을 이루는 요소에 대한 이해가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사의 독점적 지위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예능 음원'의 선전은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장기하, 십센치 같은 인디 음악조차도 대중에게 알려질 때 캐릭터와 스토리의 힘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대중에게 좋은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건널목'을 마련하는 것 역시 제작자, 뮤지션이 고민해야할 부분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인디 음악을 주로 유통하는 미러볼뮤직의 이창희 대표는 "'개그맨 가수'라고 해도 대중이 원하는 음악을 한다면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이미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시장이 문제다. 대중매체에서 다양한 좋은 음악을 소개하는 기능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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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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