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로 본 새 영화] 눈물폭탄 판타지 ‘7번방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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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1일 13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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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개봉하는 영화 ‘7번방의 선물’ 한 장면. 사진제공|화인웍스
23일 개봉하는 영화 ‘7번방의 선물’ 한 장면. 사진제공|화인웍스
여섯 살 지능을 가진 아빠가 있다. 아빠보다 똘똘한 초등학생 딸도 있다. 처지는 어렵지만 웃음을 안고 사는 아빠는 딸에게 세일러문 가방을 사주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사건’은 세일러문 가방에서 비롯된다. 아빠는 초등학생 살해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갇힌다. 하필 죽은 아이는 경찰청장의 외동딸. ‘이야기’는 그 교소도, 7번방에서 펼쳐진다. 류승룡, 오달수 주연, 23일 개봉하는 영화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제작 화인웍스)이다.

●STRENGTH(강점)…이보다 ‘찡’할 순 없다
손수건이 필요하다. 급한 대로 티슈라도 챙기자. 맨 손으로 영화를 보고 처할 수 있는 난처하고 민망한 상황…? 미리 준비하는 게 낫다.

시나리오부터 입소문이 자자했던 이야기는 탁월한 재능의 배우들을 통해 스크린에서 만개한다. 이보다 찡할 순 없다. 웃다가 울고, 한참 울다가도 웃을 수 있는 영화. 가끔 웃긴 장면에서도 눈물이 흐르는 ‘신기루’도 만난다.

누명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감옥에 갇힌 ‘딸 바보’ 용구(류승룡)는 우연히 교소도 ‘짱’ 양호(오달수)의 목숨을 구한다.

이때부터 흉악범이지만 마음만은 순수한 동료들의 마음을 얻기 시작한다. 양호는 자신을 도운 용구를 위해 혼자 남은 그의 딸(갈소원)을 교도소 방으로 들여오고,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류승룡·오달수를 비롯해 박원상, 김정태, 정만식, 김기천까지 ‘7번방 동료’로 나선 여섯 명의 배우들은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은 적정선을 지키며 매끄러운 하모니를 만든다. 튀는 사람 없고, 뒤쳐지는 배우 없이 각자의 재능으로 유려한 도자기를 함께 빚어낸 느낌이다.

주연과 조연을 넘나들며 한국영화를 이끄는 배우 6인의 ‘합’이 만드는 진정한 ‘시너지’를 즐길 수 있다. 근래 나온 한국영화들과 비교할 때 더욱 도드라지는 압도적인 호흡이다.

●WEAKNESS(약점)…한국판 ‘아이 엠 샘’(?)
지능이 낮은 아빠와 똑똑한 딸이 만드는 이야기, 즉 ‘한국판 아이 엠 샘’으로 비교가 불가피하다. 완성도를 비교하고 이야기 구조의 유사성을 따지고 싶은 마음은, 관객이 갖는 당연한 심리다. 비교대상이 분명하다는 사실 자체가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아이 엠 샘’ 숀 펜과 류승룡의 연기 비교는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 할리우드와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본 사람만 비교할 자격이 있다.

예측 가능한 설정과 이야기 전개 역시 이 영화가 지닌 한계이자 강점. 자연스럽게 흐르는 이야기를 따라가면 쉽게 몰입할 수 있지만 과연 ‘눈이 높은’ 관객들로부터도 후한 점수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23일 개봉하는 영화 ‘7번방의 선물’ 한 장면. 사진제공|화인웍스
23일 개봉하는 영화 ‘7번방의 선물’ 한 장면. 사진제공|화인웍스

●OPPORTUNITY(기회)…현실 속 판타지 ‘희망 코드’ 자극
판타지가 반드시 허구의 이야기로 펼쳐질 필요는 없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판타지는 관객의 희망 코드를 더욱 강하게 자극한다. 판타지의 경계를 허문 영화, ‘7번방의 선물’이다.

영화의 배경은 극단적인 장소, 교도소다. 그 안에는 ‘사람’이 있고 ‘오해’가 불러온 ‘비극’이 있다. 난관을 헤쳐가는 사람들의 모습, 그 속에서 빚어지는 인간애, 이를 넘어보려는 약자들의 도전.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반복되는 비극을 엮어낸 만듦새가 촘촘하다.

●THREAT(위협)…“뽀통령 납시오”
폭발적인 인기 덕분에 대통령에 견줘지는 별명을 가진 캐릭터, 뽀로로의 ‘역습’이다.

10년 만에 처음 극장판으로 완성한 애니메이션 ‘뽀로로 슈퍼썰매 대모험’이 같은 날 개봉한다. 고작 애니메이션이라고?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120개국에 판매된 토종 한류 캐릭터, 중국 개봉 규모는 역대 한국영화 최고 수준인 스크린 6000개다. 스케일이 다르다. 더욱이 애니메이션은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보는 ‘1회=최소2~3명 동원’ 법칙이 성립되는 영화.

언론시사회 후 쏟아진 호평에 힘입어 ‘7번방의 선물’이 개봉을 하루 앞당기자 ‘뽀로로’ 역시 잽싸게 23일로 개봉 날짜를 당겼다. ‘한 번 해보자’는 선전포고다.

‘충무로 대세’ 류승룡과 ‘캐릭터 대세’ 뽀로로의 스크린 대결이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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