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조장혁 “저작권료? 한 때 대기업 과장 수준…제2전성기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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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1일 0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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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30~40대 성인 남자라면 노래방에서 한 번쯤은 ‘중독된 사랑’을 불러봤을 것이다.

가수 조장혁(39)은 1990년대 남자들의 노래방 레퍼토리를 주름잡았다.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조장혁은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시즌2’(이하 나가수2)에 출연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바쁘지만 팬들을 만날 수 있는 요즘이 즐겁다”는 조장혁을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조장혁은 ‘나가수 2’에 출연에 그치지 않고 지난 11일 싱글 앨범 ‘아직은 사랑할 때’를 발표했다. 본격적인 음악활동에 뛰어든 것. 2008년 6집 앨범 이후 4년 만이다.

“예전 곡을 향상된 질로 다시 들려드리고 싶은 욕심에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아직은 사랑할 때’는 2003년 5집에 수록됐던 곡으로 와이프와 잠시 헤어졌을 때의 경험담이죠. 이 곡이 우리 두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고,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죠.”

조장혁은 ‘나가수 2’에 출연해 “오랫동안 함께 일한 매니저에게 배신을 당해 그 상처로 무대를 떠났다”고 밝힌 바 있다.

좀 더 자세히 묻자 그는 “배신감에 마음을 많이 다쳤다. 가수를 그만두려고까지 했다. 음악을 하고서 남은 게 상처뿐이었기 때문이다”면서 “하지만 무언가 날 무대로 끌어당기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다시 무대에서 선 후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여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은 날까지 무대에서 모든 걸 쏟아내고 싶다”고 털어놨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소중한 무대를 잠시 떠났던 시절에 대한 후회와 그로부터 시작된 굳은 다짐이 조장혁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조장혁의 컴백은 최근 이슈가 된 1990년대 문화 돌아보기에서 시작됐다. 방송가와 가요계에서 회자된 1990년대 문화를 통해 조장혁이라는 가수가 대중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

아이돌 그룹이 즐비한 가요계에 다시 돌아온 16년 차 가수의 등장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조장혁의 마음가짐은 어땠을까.

“걱정됐죠. 체력과 소리가 예전 같지 않겠지만, 음악은 꼭 그런 것들로만 채워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키가 안 올라가면 키를 내리되 그만큼을 가수의 감성과 영혼으로 메운다면 충분히 대중과 교감할 수 있다고 믿어요. 내 안의 상처, 용기, 희망을 소리에 담에 대중들에게 전달시키는 사람이 가수죠.

사실 ‘중독된 사랑’, ‘러브’, ‘그대 떠나가도’ 등 조장혁의 대표곡은 음악 팬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18번지’다. 그는 당시 허스키한 음색과 호소력 짙은 감성, 뛰어난 가창력으로 인정받으며 대중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사랑에 시작한 사람부터 이별의 아픔을 간직한 사람까지 마음속에 사연 하나쯤 가지고 있는 사람 누구라면 그의 음악을 떠올리곤 한다. 그가 활동하지 않았지만 라디오와 각종 온라인상에서 그의 노래가 여전히 인기 있는 이유다.

자신의 곡 대부분을 작사 작곡한 조장혁의 저작권료는 얼마나 될까. 불현듯 호기심이 발동했다. 양해를 구한 뒤 염치불구하고 묻자 그는 “활동하지 않는 동안 저작권료 덕분에 굶어 죽지 않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한 때, 아주 잠시 저작권료가 대기업 과장들의 연봉 수준과 비슷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렇지만 활동을 하지 않으니 팍팍 줄어들더라”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는 음악 활동을 쉬는 동안에도 기성가수들의 노래는 물론 아이돌 그룹의 무대도 챙겨 봤다고 한다. 트렌드에서 뒤쳐지는 것이 곧 ‘끝’이라 여기며 살아왔다는 조장혁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노력이 필요했다”며 “젊은 사람들의 문화를 흡수해야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술 발전에 따라 “과도하게 기계의 힘을 빌리는 것은 위험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가수로서 자신의 실력을 숨기는 ‘과대 포장’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장혁은 후배 가수인 케이윌, 그룹 포맨의 신용재, 알리의 실력을 칭찬했다. 그는 첫 소절만 들어도 감성이 전해진다는 알리의 집중력을 높이 샀다. 케이윌도 신용재 역시 실력이 뛰어나다며 “정말 좋아하는 후배들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경험이다. 그들이 더 아파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빅뱅의 지드래곤에 대해서도 놀라움을 표했다. 지드래곤의 타고난 ‘끼’와 ‘습득력’을 손꼽으며 “지드래곤은 훌륭한 가수다. 무서울 정도다”라는 말과 함께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목소리가 나오는 한 수많은 후배와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는 그는 후대의 사람들에게 확실한 음악색과 목소리로 기억되는 가수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내년 1월 500석 이하의 소극장 공연과 함께 미니앨범을 준비 중이에요. 인생을 이야기하며 편하게 소통하며 진심을 담아 열심히 노래하는 가수로 남겠습니다. 함께해 주세요.”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사진제공|드림스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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