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용의자X 조진웅 “얼굴 좀 더 알려져 시구 좀 해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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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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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역

조진웅은 자신을 캐스팅한 방은진 감독을 “내 연기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분”이라고 표현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조진웅은 자신을 캐스팅한 방은진 감독을 “내 연기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분”이라고 표현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석고’의 사랑에 설득당했어요.”

18일 개봉한 영화 ‘용의자X’에 출연한 개성파 배우 조진웅. 데뷔 후 가장 큰 역할을 맡은 터라 이번 영화는 그에게 각별할 수밖에 없다.

“어떤 작업이든 끝나면 아쉬움이 남아요. 제 연기를 못 봐주겠어요.(웃음) 그래도 이번 영화는 보면서 뿌듯했어요.”

‘용의자X’는 ‘화선’(이요원)이 우발적으로 전남편을 살해하자 천재 수학자 ‘석고’(류승범)가 그녀를 지켜주려고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든다는 내용이다.

조진웅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조민범’ 역을 맡았다. 조진웅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석고와 화선 같은 사랑이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앞섰다고 한다. 하지만 촬영이 계속되면서 ‘석고’에게, 나아가 두 사람의 사랑에 설득당했다.

“이 영화가 가진 힘은 ‘진정성’이더군요. ‘석고’의 사랑은 ‘진정성’을 지니고 있어요.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되지만 가슴으로는 느껴지거든요.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조민범’은 화자의 역할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심정을 대변해준다. 조진웅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단순 멜로물로 빠질 수 있는 영화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그의 연기가 더해지면서 영화의 몰입도는 절정에 달한다.

“연륜 있는 형사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무언가를 응시하거나 말을 하는 모습이 수사가 아닌 자연스러운 동작이 되려고 노력했죠. 계속 힘을 주고 연기하면 초짜 형사가 될 수밖에 없잖아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조민범’이 되는 게 가장 신경 쓴 부분입니다.”

조진웅은 류승범, 이요원 이외에도 김윤성(상준 역)과 많은 호흡을 맞췄다. 김윤성은 조진웅의 경찰 후배로 나와 극에 유쾌함을 더한다.

“(김)윤성이와의 호흡이 중요했어요. 눈빛만 봐도 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윤성이가 잘 따라와준 덕에 좋은 연기를 보여준 것 같아요.”

두 사람은 부산 출신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열성팬이다. 야구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갑자기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제서야 질문을 하냐”며 농담 섞인 투정을 부렸다.

“롯데 경기가 있는 날이면 윤성이와 문자를 주고받아요. 그 친구를 부러워하는 게 하나 있어요. 부산 사직구장에서 시구를 한 적이 있거든요. 정말 부러웠어요.”

마침 인터뷰가 있던 날은 롯데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날이었다. 기자가 “나 역시 롯데를 응원한다”고 하자 조진웅은 눈을 반짝이며 “아, 그래요?”라며 하이파이브를 청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롯데의 응원가인 ‘롯데∼롯데∼롯데∼롯데∼♪’를 흥얼거렸다.

“1984년에 롯데 리틀야구단이었어요. 아버지도 경남고를 나오셨고… 저는 야구를 떠날 수 없는 사람이에요. 다행히 ‘용의자X’를 찍은 시기가 선수들 전지훈련 기간이어서 촬영에 몰입할 수 있었어요.”(웃음)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은 조진웅은 ‘분노의 윤리학’ 등 여러 작품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하지만 당분간은 ‘용의자X’를 홍보하는 데 전념하겠다는 각오다.

“관객들과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가지려고 해요. 또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영화에서 보여준 두 사람의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길었던 인터뷰가 끝난 뒤 조진웅의 한마디에 웃음이 ‘빵’ 터지고 말았다. “롯데 파이팅!” 그는 뼛속까지 ‘부산 갈매기’였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영화#용의자X#조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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