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추적 60분서 전과자 둔갑 …KBS공식 사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4일 1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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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추적60분'이 지난 22일 방송에서 '주폭' 피의자 분석 자료를 보여주는 그래픽에 개그맨 이경규의 실루엣을 사용한 사실을 시인하고 24일 공식 사과했다.

제작진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술 취한 대한민국, 비틀거리는 음주정책' 방송을 위해 얼굴을 완전히 검게 만든, 특수영상부서에서 제작된 이미지를 사전에 특정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그래픽으로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그런데 방송 후 한 네티즌이 특수영상 제작에 활용된 화면이 이경규 씨의 얼굴과 흡사하다고 주장했으며 제작진 자체 조사 결과 자료화면이 이씨와 일치했음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본의 아니게 오해와 혼란을 불러 일으킨 점을 당사자인 이경규 씨와 시청자들에게 정중히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술 취한 대한민국, 비틀거리는 음주정책'은 술에 취해 시민에게 상습적으로 피해를 주는 주폭들의 실태를 다뤘다. 주폭이란 만취상태에서 상습적으로 시민에게 폭력과 협박을 가하는 사회적 위배 범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추적60분은 경찰이 분석한 주폭 피의자 분석 자료를 그래픽 처리해 내보냈다. 평균 나이 48.3세에 전과 23범으로 주요 혐의는 업무방해·갈취 및 폭력·공무집행방해라는 내용이었다. 이 자료 옆에는 얼굴을 실루엣 처리한 한 남성의 사진이 함께 실렸다.

그런데 한 네티즌이 문제의 사진 주인공이 이경규라며 관련 자료를 인터넷에 올렸다.이를 본 네티즌들은 "저건 누가 봐도 이경규네 옷 구김까지 완전 똑같구먼", "이경규 아저씨가 언제 저렇게 범죄자가 된 거야? 진짜 기분 나쁘겠다", "자료화면 만드는 사람이 너무 귀찮았나 보네 그냥 사진 그대로 쓰고 얼굴만 가린 걸 보니", "무단으로 썼다면 문제가 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동조했다.

결국 이는 사실로 밝혀졌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5월 MBC '뉴스데스크'는 건강보험료를 덜 내기 위해 택시회사에 위장 취업한 남성의 실루엣 사진을 보도했다. 그런데 의혹을 품은 네티즌들이 해당 인물이 배우 송승헌임을 밝혀냈다. 논란이 불거지자 MBC는 송승헌의 사진을 무단 사용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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