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 “죽을래? 사랑해! 안겨! 그게 남자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3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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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커피 식기도 전에 정말 '원샷 때릴' 것 같은 사나이. 평생 한 여자만을 위해 밤이든 낮이든 심장이 뜨거울 것 같은 사나이. 생각은 몰라도 근육은 확실히 울퉁불퉁한 사나이….

최근 종영된 드라마 SBS '신사의 품격'(이하 신품)의 '순정마초' 임태산역을 맡았던 배우 김수로(42)가 그렇다.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그가 운영하는 카페다. 떠나갈 듯 호탕한 웃음과 반달모양으로 변하는 눈매가 이젠 마냥 코믹스럽지만은 않다. 대충 차려 입은 회색 티셔츠와 까만 면바지에 삐져나온 실 한 올조차도 남성스럽게 느껴졌다.

"옛날부터 로맨스가 제게 맞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단지 안했을 뿐이죠. 임태산은 저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었어요. 전 B형이니까 더 로맨틱할 수도 있다고 봐요."

결혼 적령기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조사들에서 그는 장동건을 제치고 결혼하고 싶은 남자 1위를 차지했다. 극중 자유분방하고 자존심 센 홍세라(윤세아)를 뒤에서 지켜주고 사랑하는 모습이 20~30대 여성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실제 그는 대학시절부터 만난 아내와 13년 연애 끝에 2006년 결혼했다.

"심장이 한 여자만을 위해 뛰잖아요. 그 마음이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중요하죠. 21세기 순정마초는 할 말 다하고 '파이팅'도 있죠. 하지만 사랑에는 소년 같은 그런 사람입니다."

그의 명대사도 화제였다.

"죽을래? 사랑해! 안겨!"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그가 두 팔을 벌리며 이 대사를 하자, 자존심만 세우며 좀처럼 다가오지 않는 세라는 그의 넓은 가슴에 꼭 안긴다. 이 장면만 돌려보며 이불 속에서 뒹굴다 말고 벌떡 앉아 소리를 질렀던 여성들도 많았을 듯하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세 단어로 압축해서 한방에 딱 끝내버리니 그게 남자죠. 촬영 장소가 병원이었는데 대사를 하고 감독의 '컷!'이 떨어지자마자 구경하던 분들이 소리 지르며 떠나갈 듯 박수를 치더군요. (웃음)"

그는 극중에서 고뇌 끝에 여동생 임메아리(윤진이)를 아내와 사별한 친구 최윤(김민종)에게 시집보낸다.

"현실의 김수로라면 끝까지 반대했을 겁니다. 실제 제가 여동생이 둘 있는데 둘 다 결혼식장에 손잡고 들어갔어요. 여동생의 결혼, 그 리얼함은 누구보다 잘 표현할 자신이 있었죠."

꽃중년 4인의 성격이 모두 달랐던 만큼 상대 배역도 4인4색이었다. 누가 가장 이상형에 가깝냐는 질문에 그는 곤란해 했다.

"저는 평화주의자에요.(웃음) 네 분 모두 맘에 든다고 할게요. 사실 착하고 보수적인 여자를 좋아해요. 세상에 '늑대'들이 너무 많아요."

네 배우가 함께 하는 촬영이 너무 즐거워 촬영 전날 매니저에게 "내일 우리 4명 다 나와?"라고 묻곤 했다고 한다. 나무에 빗대어 장동건은 뿌리, 김민종은 가지, 이종혁은 열매, 자신은 기둥이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 '신품'이 끝나도 극중의 그 친구들로 살자고 약속했어요. 사는 곳도 삼성동과 대치동이라 번개도 자주 해요. 종혁이는 일산에 살아서 아쉽긴 하지만…."

'연기 트레이닝 센터'를 연 그는 이곳에서 다른 배우들로부터 연기지도도 받는다. 당분간 연기 활동은 쉬고 9월부터 대학로에서 공연되는 연극 '발칙한 로맨스' '이기동 체육관'의 PD로 활동한다.

"20대는 꿈을 위해, 30대는 부를 향해 연기공부를 했다면, 40대는 연기의 완성을 위해 공부하고 싶어요. 다음 작품에선 뭔가 더 찐하게 보여드려야하지 않겠어요?"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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