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고갈된 KBS ‘위기탈출 넘버원’, ‘코털 뽑아 사망’ 황당사례까지… 혹평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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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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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위기탈출 넘버원’이 극단적인 사례를 잇달아 소개해 시청자들에게 불안감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5월에는 지나치게 간지럽히면 아이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방영했다. KBS 화면 캡처
KBS 2TV ‘위기탈출 넘버원’이 극단적인 사례를 잇달아 소개해 시청자들에게 불안감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5월에는 지나치게 간지럽히면 아이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방영했다. KBS 화면 캡처
“맥주와 곶감을 먹은 할아버지가 대변을 보다 힘을 너무 줘 뇌출혈로 사망했대요.” “코털을 뽑아 죽거나 봉사활동 때문에 장시간 쪼그려 앉아 있다 ‘근육이 녹아내리는 병’에 걸렸답니다.”

최근 인터넷에는 KBS 2TV의 솔루션 프로그램 ‘위기탈출 넘버원’을 꼬집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2005년부터 방영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생활 속에 숨어 있는 각종 위험에 대한 예방과 대처법을 알려줘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허황된 위기 상황 설정으로 ‘위기 조장 넘버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생겼다. 사소한 원인으로 사망에 이르는 극단적인 내용들이 시청자들에게 불필요한 걱정만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올해 방영된 내용 중에는 손톱을 물어뜯은 손으로 네잎 클로버를 따다가 파상풍에 걸려 사망한 사례(4월 16일), 아버지가 지나치게 간지럽혀 아이가 너무 웃어서 사망한 사례(5월 7일), 부모님께 떼를 쓰던 아이가 너무 울어 사망한 사례(7월 9일) 등 발생 가능성이 희박한 사망 사례가 이어졌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개그 프로그램인가요” “뭐만 하면 다 죽네요” “숨만 쉬어도 사망할 기세”라는 글이 이어졌다.

지난주인 23일 방영분도 논란을 불러왔다. 목이 쉰 상태에서 스노클링을 하다가 폐 파열로 숨진 사례가 방영되자 스노클링 동호인들이 ‘비현실적’이라며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만화까지 인터넷에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웹 만화가 ‘엉덩국’이 자신의 블로그에 연재하는 만화 ‘위기탈출 넘버원’이다. 눈을 깜빡이지 않아 눈에 박테리아가 감염돼 사망하거나 TV 리모컨을 켜다 감전돼 사망했다는 등 상상으로 구성한 ‘사례’를 담았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방송#위기탈출 넘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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