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노출·첫 액션·첫 사극, 나는 ‘주지훈’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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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3일 07시 00분


불미스러운 사건, 군입대…오랜 공백을 딛고 새 출발선에 선 주지훈. 그는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통해 연기 갈증을 풀었다. 박화용 기자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불미스러운 사건, 군입대…오랜 공백을 딛고 새 출발선에 선 주지훈. 그는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통해 연기 갈증을 풀었다. 박화용 기자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주지훈,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 세자&노비 1인2역으로 스크린 컴백

불미스러운 사건·군입대로 3년 여 공백
연기 새출발이자 대중 평가 받는 시험대
김수로 등 대단한 선배들과 연기 꿈같아

“비가 오면 짜증을 내는 사람이 많지만 저는 그냥 맞아요. 비가 차갑지 않은 건 아니죠. 비를 맞아 춥다면 더 빨리 걸으면 되잖아요.”

연기자 주지훈(30)에게 오랜 공백을 딛고 다시 연기를 시작하는 기분을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부담은 당연히 있다”면서도 “큰 걱정은 놓아두고 살아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길을 잘못 들어 다른 길을 걷는다고 해도 돌아가면서 새로운 길을 보게 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주지훈은 2009년부터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1년 말까지 3년 동안 대중의 곁을 떠나 있었다.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렸고 곧바로 군에 입대해 팬들과 거리를 뒀다. 제대 직후 뮤지컬로 무대에 올랐지만 더 많은 대중을 만나기까지 몇 개월의 시간이 더 걸렸다. 그 사이 한 드라마에 출연이 유력했지만 방송사에서 그를 거절했다는 소리도 들렸다. 그래서 8월9일 개봉하는 ‘나는 왕이로소이다’(감독 장규성)는 주지훈에게 남다른 의미일 수밖에 없다. 어쩌면 연기를 다시 시작하는 출발선이자, 대중의 평가 앞에 나서는 시험대이다.

● “어린 나이에 언제 또 대단한 배우들과 연기해 볼까”

주지훈은 화려한 수사를 꺼내 자신의 생각을 꾸미지 않았다. 담백한 화법을 구사했다. 피부가 유난히 검게 그을린 이유를 묻자 “어릴 때 엄마랑 밭일 다닐 때부터 까매진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허구와 역사가 뒤섞인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 주지훈은 1인 2역을 소화한다. 세종대왕의 어린 시절인 충녕과 거리의 노비 덕칠. 충녕은 갑작스런 세자 책봉에 불만을 품고 궁을 탈출해 자신과 닮은 덕칠을 대신 궁으로 들여보낸다.

주지훈은 영화에서 백윤식·박영규·변희봉·김수로·임원희와 호흡을 맞춘다. 일단 “막힘없이 읽히는” 시나리오에 마음을 빼앗겼고, 함께 출연하는 배우 명단을 본 뒤에는 “믿고 가겠다”고 결심했다.

“이 나이에 언제 또 이렇게 대단한 배우들 틈에 끼어 연기하겠나. 김수로, 임원희 선배처럼 리더십 강한 배우들이 많아 서로 신뢰도 쌓았다.”

주지훈에게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다양한 첫 경험을 안긴 작품. 첫 번째 사극, 첫 액션 연기, 첫 번째 노출 연기까지. 물론 노출은 목욕 장면에 나오는 상반신이 전부다. “목욕탕 뜨거운 물에 10시간쯤 몸을 담구고 촬영할 땐 그대로 몸이 녹는 줄 알았다. 하하! 정통 사극이었다면 좀 부담스러웠겠지만 코미디이고 억지스럽게 웃기면서 이야기를 이끄는 것도 아니다. 그들이 처한 상황이 웃음을 만든다.”

주지훈은 2006년 드라마 ‘궁’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드라마 ‘마왕’을 거쳐 2008년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로 스크린에 데뷔해 이듬해 ‘키친’을 찍었다. 데뷔한 지 7년이지만 출연작은 고작 네 편.

주지훈은 영화 개봉과 맞물려 안방극장으로 돌아온다. 8월4일 방송하는 SBS 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을 통해서다. ‘독한 설정’으로 유명한 김순옥 작가의 신작으로, 비극적인 과거를 지닌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렸다. 주지훈은 피아니스트 역이다.

“역할에 대한 의견을 내면 작가님이 쿨하게 받아준다. 역할이 저와 맞고 어울린다면 해야 하는 게 맞다. 심플하고 깔끔한 옷을 입는 역할도 오랜만인데.(웃음) 사람들이 생각하는 제 이미지와 맞는 역할은 처음인 것 같다. 점점 재미있어지고 있다.”

주지훈은 군에서 만난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해 함께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정해진 것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그는 연기를 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대한 아이디어도 직접 냈다. 얼마 전에는 직접 구상한 세 개의 프로젝트를 소속사에 제안했다고 한다. “간단하게 저 혼자만 고생하면 되는 프로젝트다. 드라마가 끝난 뒤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노력하는 사람보다 낫지 않은가.”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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