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영현…그 활화산 같은 가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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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9일 07시 00분


4인조 빅마마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3년 만에 첫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한 이영현. “힘들게 다시 일어선 만큼 자신 있게 노래하고 싶다”며 오롯이 ‘가수 이영현’으로 인정받기를 희망했다. 사진제공|태일런스미디어
4인조 빅마마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3년 만에 첫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한 이영현. “힘들게 다시 일어선 만큼 자신 있게 노래하고 싶다”며 오롯이 ‘가수 이영현’으로 인정받기를 희망했다. 사진제공|태일런스미디어
■ 첫 정규앨범 발표한 ‘나가수’의 보석

빅마마 보컬 시절 억대 계약금 받으며 큰 인기
팀 해체후 대중 외면…인생 밑바닥까지 밟아

나가수로 주목…오롯한 가수로 인정받아 기뻐
3년 걸려 준비한 앨범…자신있게 노래할래요


“빅마마에서 이영현을 알리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어요.”

인기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봤기에, 내려오는 길은 더 험난했다. “인생의 밑바닥까지 밟아봤다”는 그의 목소리가 작게 떨렸다.

‘여성 보컬그룹의 자존심’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4인조 빅마마 출신 이영현(31). 그가 3년 만에 첫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하며 가장 먼저 한 일은 과거의 기억을 털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는 “안 되는 걸 억지로 하려니까 더 안 되더라. 지금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고, 있는 대로 편히 살자고 마음을 내려놓으니까, 그때서야 숨 쉴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빅마마는 여성그룹 처음으로 국내 실내공연장 중 가장 관객이 많이 들어간다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의 객석을 가득 채운 그룹이다. 전 소속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이 만료되면서 수십억 원대의 계약금이 오갈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그룹이 해체한 2009년 이후 빅마마가 아닌 개개인에게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빅마마로 활동할 때 불렀던 솔로곡 ‘체념’이 대박을 치니까, 주위에서 솔로가수로 성공할 거라고 격려해줬고 저도 자신이 있었죠. 하지만 2009년 11월 첫 솔로 미니앨범을 냈을 땐 ‘이영현’이라는 가수는 아무도 알지 못했어요. 그때 느꼈죠. 내 위치가 여기구나….”

이영현은 현재 출연 중인 MBC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에서 ‘기대주’로 꼽히며 주목받고 있다. 이영현의 장기인 폭발적인 가창력이 통한 것이다. 하지만 ‘나가수2’에 출연하기 전에도 “이영현이 누구야?”라는 말을 들었고, 주위에서조차 이영현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차리기까지 “빅마마의 뚱뚱한 애” “체념 부른 가수”라는 몇 단계 설명을 거쳐야만 했다.

“이제는 이영현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빅마마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오롯이 ‘가수 이영현’으로 인정받는 데 꼬박 3년이 걸렸네요.”

이영현은 ‘나가수2’를 통해 다시 주목받는 것과 새 앨범을 내놓은 것에 대해 “음지에만 있다가 양지로 다시 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연달아 활동을 하니까 살아있는 것 같아요. 그 전(빅마마 활동이 끝난 후)까지는 그냥 무관심의 존재였거든요. ‘나가수2’를 통해서 악성 댓글과 제 음악에 태클 아닌 태클도 처음 받아봤어요. 저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도 생긴 것도, 이 모든 게 처음이니까 아직도 어벙벙 하네요.”

이영현의 말대로 다시 기회가 왔다. 그는 “하고 싶은 음악하고, 제 얼굴을 알아봐주고, 딱 여기까지 만이라도 만족한다”고 했다. 그동안 ‘사는 게 재미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요즘엔 사는 게 재미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가요계에는 디지털 싱글 등 최대한 간소하게 음반을 내는 추세잖아요. 굳이 ‘정규’라는 타이틀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닌데, 가수에게 10곡 이상 노래를 꽉 채운 앨범이 없다는 건 작가에게 책 한권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자존심 상하는 일이죠. 어렵게 준비한 앨범이고, 힘들게 다시 일어난 만큼 자신 있게 노래 부르고 싶어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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