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김고은 “사랑에 과감한 편…나이도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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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1일 1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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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은교’ 김고은 “평생 연기하는 것이 꿈. 전도연과 메릴 스트립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은교’ 김고은 “평생 연기하는 것이 꿈. 전도연과 메릴 스트립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할아버지 고마워요. 은교 예쁘게 써줘서…” 17세 소녀는 70대 노시인의 등 뒤에 누워 살포시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속삭인다.

영화 ‘은교’는 17세 소녀(김고은)를 사랑한 70대 노시인(박해일)과 그를 동경한 30대 제자(김무열)의 사랑과 욕망을 그린다. 박범신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이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신예 김고은(22)의 전라 노출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은교’는 19금 영화로는 드물게 개봉 11일 만에 100만(6일 기준) 관객을 돌파했다. 그 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의 독주에도 박스 오피스 3위 자리를 유지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추세.

100만 관객 돌파의 주역 김고은은 “신기하다. 적응이 안 된다”며 얼떨떨해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김고은은 연극 ‘밑바닥에서’의 바실리아(장면극)를 연기하다 정지우 감독의 눈에 띄었다. ‘쉬운 데뷔’는 다른 배우들이 부러워할 만 하다.


하지만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김고은에게 첫 작품인 ‘은교’는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70대 노인의 사랑, 전라 베드신이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 그도 “오랜 시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그를 붙잡아 준 것은 부모님과 친구의 응원이었다. 그는 “그 분들 덕분에 당당하게 관객 앞에 설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또 김고은은 영화를 본 후 가만히 안아주시며 “정말 좋은 작품이구나”라고 토닥여 주시던 아버지를 이야기 하며 허공을 잠시 바라보기도 했다. 동생을 많이 아낀다는 친 오빠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다고.

김고은의 맑고 순수한 모습은 소설 속 은교가 현실에 툭 튀어나온 듯 했다. 하지만 소설 속 은교의 우울한 내면이 영화에서 제대로 그려지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쉬웠다.

그는 “소설을 읽었을 때 은교는 발랑 까진 미운 아이였다. 시인 이적요의 시선에서만 은교는 맑고 예쁜 아이다. 그것에 집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봐도 사랑할 만한 아이여야만 영화에 더 공감을 살 것 같았다. 예쁜 척 하려던 순간은 없었다”고 웃었다.


영화 속 은교는 좋아하는 노시인 이적요가 아닌 그의 제자 서지우와 이적요의 서재에서 정사를 벌인다. 당시 은교의 심정은 어땠을까.

“은교는 아마 할아버지를 안아주고 싶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만 가라고 선을 긋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마음을 크게 다쳤겠죠. 누가 봐도 서지우는 자신의 욕정으로 여고생 은교를 건들지만 은교는 큰 외로움을 달래고 싶었던 겁니다.”

김고은은 실제로 이런 아픈 사랑이 찾아온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그는 “동경의 대상이 꼭 나이가 많아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웃었다. 그러더니 “나이 많은 사람에게 호감을 느껴본 적은 없지만 그 어떤 사랑이 찾아오든 상관없다"며 "과감하게 그 사랑을 잡고 솔직하고 당당하게 사랑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이 예쁜 축에 끼지 않는다고 말하는 김고은은 “성형도 생각 안 해 본 건 아니지만, 그게 배우로서 크는 꿈에 꼭 플러스 요인이 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기특한 말을 했다. “갑자기 미모가 출중해 지는 것 보다 메릴 스트립처럼 자연스럽게 주름지고 나이에 맞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평생 연기만 하고 싶다는 그는 첫 데뷔작이 화제가 되어 기쁘지만, 자신의 생애에 최고의 연기가 될까 두렵다고 했다. 그는 “이제 시작했다.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면서 심한 혹평도 들으며 충분히 더 깨질 준비가 되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슬비 동아닷컴 기자 misty82@donga.com
사진|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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