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 클래식하게 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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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번째 007 시리즈 ‘스카이폴’ 터키 이스탄불 촬영현장

지난달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만난 영화 ‘007 스카이폴’ 주연 배우들. 왼쪽부터 본드걸 이브로 출연하는 나오미 해리스, 제임스 본드 역의 대니얼 크레이그, 또 다른 본드걸 세버린 역의 베레니스 마를로. 소니픽처스 제공
지난달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만난 영화 ‘007 스카이폴’ 주연 배우들. 왼쪽부터 본드걸 이브로 출연하는 나오미 해리스, 제임스 본드 역의 대니얼 크레이그, 또 다른 본드걸 세버린 역의 베레니스 마를로. 소니픽처스 제공
“지난 두 번의 본드와는 완전히 다른, 가장 ‘클래식’한 본드를 선보이겠습니다.”

올해 말에 개봉할 예정인 007 시리즈 23번째 영화 ‘007 스카이폴’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이 영화의 터키 이스탄불 촬영현장이 언론에 공개됐다. 1962년 ‘007 살인번호’를 시작으로 한 007 시리즈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다. 6대 제임스 본드인 영국 출신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44)가 ‘007 카지노 로얄’(2006년) ‘007 퀀텀 오브 솔러스’(2008년)에 이어 세 번째로 주연을 맡았다.

29일 이스탄불에서 기자들과 만난 크레이그는 “제임스 본드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모습을 이번 영화에서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전작 두 편에서 그는 과감한 액션과 진지하면서도 냉정한 성격의 본드를 연기했다.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골수 007팬들 사이에선 “007 같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원형에 가깝다’는 건 50주년 기념작인 만큼 제임스 본드 고유의 유머러스하고 밝고 경쾌한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뜻이 된다. 그는 “‘고고 댄서’(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망가지는 이를 지칭하는 말)로서의 본드를 기대해 달라”는 농담도 건넸다.

한편으로 크레이그 특유의 원초적이면서도 과감한 액션은 그대로 살릴 예정이다. 전작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서 상반신 누드를 통해 탄탄한 몸매를 자랑했던 그는 “액션 장면과 몸매 관리를 위해 매일 혼자 달리는 등 운동을 꾸준히 한다. 아주 위험한 장면이 아니면 대역 없이 액션을 직접 소화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터키의 이스탄불, 아다나, 페티예 등에서 촬영하고 있는 것도 클래식한 007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007 시리즈의 입지를 다진 2탄 ‘007 위기일발’(1963년)과 19탄 ‘언리미티드’(1999년)의 배경이 이스탄불이었다. 이 시리즈의 원작자인 소설가 이언 플레밍(1908∼1964)이 이스탄불에, 특히 독특한 음악과 매운 향기, 시장거리, 벨리댄서들에게 깊이 매혹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공개된 촬영현장은 본드와 본드걸 이브(나오미 해리스)가 터키 시장거리에서 악당과 쫓고 쫓기는 추격 장면. 이스탄불 중심지에 있는 예니모스크 주변 공터에 터키 전통시장의 모습을 재현했다. 1분여 분량인 이 장면을 위해 2주간 촬영하고 현장 엑스트라 500명을 동원했다는 게 영화사인 소니픽처스의 설명이다.

직접 만난 크레이그는 출연 영화들에서 느껴지는 진지하고 어두운 모습과 달리 잘 웃고 농담을 즐기는 등 쾌활한 모습이었다. 마치 개구쟁이 소년 같았다. 함께 촬영에 임하고 있는 두 명의 본드걸 해리스와 베레니스 마를로는 “크레이그는 인간성이 좋고 유머가 넘치며 쉽게 친해질 수 있어 함께 일하는 이들을 편안하게 한다. 그를 사랑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007 스카이폴’은 ‘아메리칸 뷰티’ ‘로드 투 퍼디션’ 등 작가주의 영화를 선보였던 샘 멘디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상관 M의 과거에 얽힌 비밀, 악당의 공격으로 붕괴 위기에 놓인 첩보조직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는 제임스 본드의 활약을 담는다. 11월 국내 개봉 예정.

이스탄불=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영화#007#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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