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김소연 “박시후, ‘가비’ VIP 시사에 없었던 이유는…” (인터뷰 ①)

  • 동아닷컴
  • 입력 2012년 3월 16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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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어 대사, 다 기억나…단 한국어 뜻 몰라”
● 공백기 시절 LG시구, 객석에선 “김소연이 누구야?”
● 혼자 버스타고 오가던 아역배우 시절, 꽤 외로웠던 시간

15년 만이다.

배우 김소연(32)이 ‘체인지’(1997) 이후 간만에 영화 ‘가비’ (15일 개봉, 감독 장윤현)를 들고 나왔다.

그는 극중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 따냐로 분했다. 때는 1896년, 고종(박희순)은 명성황후 시해 후 일본군의 무자비한 공격에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한다. 한편, 따냐는 조선계 일본인 사다코(유선)의 음모로 일리치(주진모)와 함께 고종암살작전에 휘말린다. 암살 임무를 띤 따냐는 점점 나라의 운명을 짊어진 고종에게 연민을 느끼며 혼란에 빠진다.

▶‘가비’, 15년 만의 만남

- ‘가비’에서 러시아어 대사가 꽤 많다.

“다 기억난다. 문제는 한국어 뜻을 모른다. (웃음) 러시아어가 입에 달라붙을 때까지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물론 러시아 분들이 들으면 다르시겠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

- 짧게나마 액션도 있고, 승마도 한다.

“실제 생활에서 몸 쓰는 일을 잘 못한다. 연기할 때는 좋아한다. 액션이 나에게 잘 어울리지 않나 하고 혼자 생각하고 있고. (웃음) 편집기사님의 힘도 크다. 몸은 좀 둔하지만 편집된 결과물을 보면 즐겁다. ‘가비’도 그렇고, 예전 ‘아이리스’도 그렇고 여배우가 만나기 어려운 캐릭터를 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

- 따냐는 꽤 속 깊은 여자다. 이제 나이에 맞는 옷을 입어 간다고 생각하나.

“어설프게나마 동안 이야기를 요즘 두어 번 들었다. 그런데 ‘가비’ 때문에 그런 소리 또 못 들을 것 같다. ‘가비’ 보니까 내가 성숙해졌다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그 전에 수도 없이 ‘성숙하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지. (웃음) 따냐를 보니까 나이가 들어 보이더라. 그래서 따냐를 지금 만나서 참 다행이구나 싶었다. 감독님이 잘 끄집어 내주신 거지. 절제하는 연기가 더 어려우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힘들었던 만큼 아쉬움은 없는 것 같다. 그만큼 감독님이 잘 이끌어 주시고, 잘 다듬어 주셨다.”


- 이번 ‘가비’에서도 몸매가 드러나는 의상들을 입고 나온다. 지난 2007년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김소연과 ‘의상’은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드레스 덕분에 나는 많은 선물을 많았다. 옷들에 고맙다. 나를 빛내줘서. 그리고 그런 선택을 이끌어준 주변 분들에게 감사하다. 그날(2007년 부산영화제) 이후 새로운 인생을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겸손과 성실, 김소연의 키워드

- VIP 시사회에 힘들 때 도와주셨던 분들을 초대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에 다 불렀나.

“그럼. 그래서 연예인을 못 불렀다. (웃음) 고마운 분들이 정말 많다. 그래서 한편으론 죄송하기도 하다. ‘아이리스’, ‘검사 프린세스’, ‘닥터챔프’ 팀을 못 불렀다. (박)시후오빠도 그렇고, (정)겨운 씨에게도 미안하다. 연락도 못 했다. 초대받은 입장에선 오는 일 자체가 수고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다 모시고 싶었다. (작은 목소리로) 돈 내고 봐주시겠지?(웃음)”

- 관계자들에게 성실하단 평가를 받는다. 중학교 때 연예계에 발을 들였는데, 학교를 꾸준히 다녔으면 공부 잘했을 것 같다.

“아니다. 일찍 일을 시작해서 다행이지. 이 직업에 감사한다. 공부엔 취미가 없었다. (웃음) 어리니까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대사를 제대로 못 외워가거나, 프로답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 벌어지는 상황들을 몇 번 경험하면서 무의식중에 습득했다. 연기자로서 열심히 하는 것은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당연한 거다. 또 어릴 땐 주말드라마가 많아서 선생님들에게 많이 배우기도 했다. 성실하다는 평가를 해주시는 분들께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 아역 배우 시절을 돌이켜 보자면.

“멋모르고 했다. 하라니까 하고, 잘한다 하니까 잘하는 줄 알았다. 고민도 없었다. 마냥 어리둥절했지. 엄마가 촬영장에 온 적이 없다. 혼자 메이크업박스 들고 좌석 버스를 타고 여의도로 갔다. 옷도 언니 옷으로 맞춰 입고 갔다. 하지만 지금은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도움 주시는 분들도 많고, 그때보다는 체계적이다. 지금도 어린 연기자 친구들이 잘하고 있으니까, 지금처럼만 자라준다면 대한민국의 장래가 밝지 않을까? (웃음)”

▶ “옛날엔 ‘야갤’ 좀 들어갔죠”

- 프로야구 개막일이 다가오고 있다. LG 트윈스 팬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야구갤러리에도 들어간다고.

“야구 좋아한다. 작년에 ‘가비’ 팀과 촬영 끝나고 함께 LG-두산 전 보러 갔다. 예전엔 (야구갤러리) 많이 갔지. 그런데 야구 이야기는 별로 없더라. (웃음) 종종 들어가는 편이다.”

- 야구장은 자주 가나.

“예매할 줄 몰라서 항상 형부에게 부탁하고 있다. 올해는 좀 배워야지. 야구장 가서 느끼는 공기가 좋다. LG-두산 전 좋아한다. 다 못 가더라도 잠실에서 하는 LG-두산 경기는 달력에 꼭 체크해 둔다. 부모님이 MBC 청룡 팬이셨다. 그래서 자부심도 있고, 무한 애정이 솟아난다. 집에 시구할 때 받은 유니폼이랑 내가 직접 산 모자 5개 정도 있다. 좋아하는 선수? 큰 이병규 선수! 다큐멘터리를 보고 홀딱 반했다. 작년에도 최고였지.”

- 2007년 여름 LG-두산 전에서 시구할 때 어땠나.

“그때 굉장히 뜬금없이 나온 거였다. 엄마, 아빠도 경기를 보러 오셨다. 부모님 말씀이 ‘김소연이 시구 한다’고 하니까 다들 ‘누구? 김소연?’이라고 했다더라. 돌림노래처럼 ‘누구야?’가 경기장을 메웠다고. 그때 공백기였으니까. 그 사이에 앉은 부모님은 민망하셨던 거지. 지금 팔 근육이 다 사라지긴 했지만, 언젠가 시구는 또 기회가 오면 좋겠다.”

- 승부조작에 대해서는.

“마음이 아프다. 관련 뉴스는 일부러 안 본다. 올해 LG가 더 힘을 냈으면 좋겠다. 제발. 참 안타깝다. (초반에 LG트윈스 성적이 좋아서) 작년에 ‘가을야구’ 할 줄 알았다. 선수들도 얼마나 힘드실까 싶고. 올해는 완급 조절해서 잘됐으며 좋겠다.”

동아닷컴 김윤지 기자 jayla3017@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

☞ 김소연 인터뷰 ②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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