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생뎐’ 욕하면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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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9일 07시 00분


최종회 시청률 28.3%…임성한 작가 계약 해지 검토

기생 이야기로 시작해
귀신 이야기로 흐르다
황당 죽음으로 끝마쳐


‘끝까지 실망시키지 않았다?’

말 많고 탈 많았던 SBS ‘신기생뎐’(극본 임성한·연출 손문권)이 17일 끝났다. ‘신기생뎐’은 “욕하며 보는 드라마”라는 평에 어울리게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종회까지 높은 시청률을 유지했다. 17일 마지막 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28.3%(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막장 종결 드라마’라는 말에 어울리게 결말 역시 “설마? 혹시나” 하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 애청자 신뢰도 추락…“황당한 죽음은 여전히”

‘신기생뎐’은 VVIP들만 상대하는 현대판 기생을 재조명한다는 설정으로 시작했다. 얽히고설킨 출생의 비밀 등 이른바 ‘막장 드라마’의 요소는 다 등장했다. 후반부에는 귀신, 빙의(사진) 등이 등장해 논란을 부채질했다.

예상을 깨는 황당한 장면은 17일 마지막 회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여주인공 단사란이 딸을 낳자 친정아버지와 시아버지가 단사란과 함께 살고 싶어해 이를 ‘묵찌빠’로 정하는 장면이 등장해 시청자의 입방아에 올랐다.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 매번 등장하는 ‘돌연사’도 어김없이 나왔다. 단사란의 의붓어머니인 지화자(이숙)은 등산을 갔다가 실족해 사망했다. 이숙은 임 작가의 전작인 ‘하늘이시여’에서도 오락프로그램을 보다가 숨이 넘어가며 죽었다. 그래서 몇몇 시청자들은 이미 마지막회 전에 이숙이 황당한 죽음을 맞을 것이라고 시청자게시판 등을 통해 예언하기도 했다.

● 방송사 신의마저 잃어…“40회 남은 계약 해지 추진”

아무리 “욕하면서 본다”고 해도 시청자가 작가 하차까지 요구하는 상황은 시청률이 높다고 해서 정당화될 상황은 아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시청자에 대한 사과’와 ‘해당 프로그램 관계자 징계’ 등 제재를 한데 이어 비난이 계속되자 다시 심의에 들어갔다. 방송사 SBS도 거듭되는 논란에 임 작가와 40회의 잔여 계약 해지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연 기자 (트위터 @mangoostar)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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