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들으면 노랫말은 풍경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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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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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집 낸 밴드 세렝게티

세렝게티의 3집 앨범 ‘컬러스 오브 러브’. 멤버들은 이번 앨범에 ‘휴머니티’를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마스터플랜 제공
세렝게티의 3집 앨범 ‘컬러스 오브 러브’. 멤버들은 이번 앨범에 ‘휴머니티’를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마스터플랜 제공
장마철에 습기 찬 방에 들어가면 기분마저 찐득해지기 쉽다. 눅진해진 마음으로 3인조 남성 밴드 세렝게티의 세 번째 앨범 ‘컬러스 오브 러브’를 듣다 보면 어깨가 들썩여지고 마음까지 뽀송뽀송해지는 듯하다.

세렝게티는 연주로 실력을 입증해 왔다. 이소라, JK김동욱, 노리플라이 등 여러 가수가 공연 말미에 “세렝게티의 ○○가 연주에 참여해 줘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잊지 않는다. 그런 이들이 만들어낸 사운드여서인지 눈을 감고 들으면 노랫말이 그리는 풍경이 떠오를 정도로 가사와 음악의 어우러짐이 절묘하다.

타이틀곡 ‘그대도 날’은 정통 브라스 스카밴드인 ‘킹스턴 루디스카’와 함께 불렀다. 두 밴드의 조합만으로도 흥겨움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대도 날 사랑해줄 수 있느냐”고 묻는 노랫말이 애처롭거나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다. 사랑하는 마음이 갖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곡이다. 한두 번 들으면 금세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리듬이 귀에 착착 감긴다.

재치 있는 노랫말은 듣는 즐거움을 더한다. 경쾌한 리듬에 실린 ‘그대와 난 뽀뽀뽀뽀뽀하고…온 세상이 따따따뜻해지죠’(프리 허그)라는 가사나 레게 리듬에 맞춘 ‘못생긴 내가 다가가/그대에게 뽀뽀해도/얼굴은 때리지 마요/나도 맞으면 아파요’(체카체카)란 노랫말이 연주에 착 감겨든다. 랄라스윗의 김현아가 피처링한 ‘모든 것은 꿈처럼’의 ‘울지 말아요’란 가사는 위로하는 힘을 준다.

여유로운 멜로디에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나는 내용이 담긴 ‘아프리카 소년’과 웅장한 효과음에 버펄로, 초원 등의 단어가 어우러져 아프리카의 광활함을 떠올리게 하는 ‘위대한 여정’은 세렝게티 특유의 음악성을 느끼게 해준다. 앨범에 담긴 11곡을 듣고 나면 장마가 걷히고 해가 날 것 같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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