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김규리 “상처받고 힘들 때 ‘사랑이…’ 찾아왔죠”

  • Array
  • 입력 2011년 3월 5일 07시 00분


■ 영화 ‘사랑이 무서워’로 코믹멜로 첫 도전

서른둘, 아직은 사랑에 서툰 나
배우인생 13년만에 첫 코믹멜로 연기
창정 오빠가 분위기 띄우며 도움 많이 줬죠
S라인 비결? 모델 역할에 일단 굶기부터 하하…
송강호 선배와 한작품 한다면? 무조건 OK죠!

‘사랑이 무서워’로 처음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 김규리는 임창정의 도움으로 무난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사랑이 무서워’로 처음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 김규리는 임창정의 도움으로 무난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웃음이 필요하던 시기에 만난 시나리오에요.”

배우 김규리(32)에게 ‘웃음이 필요하던 시기’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2008년 영화 ‘미인도’로 스크린서 화려하게 존재를 각인시켰지만, 인기를 마음껏 즐기기도 전에 쇠고기 파동 발언으로 인해 자의로, 타의로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그 발언 때문에 결국 쇠고기 수입업체로부터 소송까지 당했고 김규리는 법원도 드나들었다.

주연을 맡은 새 영화 ‘사랑이 무서워’ 개봉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김규리는 부담스러운 듯 했지만 이내 솔직하게 최근까지 겪었던 마음 고생을 털어놓았다. “일련의 상황이 저를 코너로 몰아갔고 상처 아닌 상처를 계속 받던 시기였어요. 웃음이 필요할 때 만난 시나리오가 ‘사랑이 무서워’예요. 나이도 나이고 지금 연애도 못하고 있는데(웃음) 그걸 영화로 풀어보고 싶었어요. 제가 쉬운 것도 어렵게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김규리는 영화에서 도도한 성격에 완벽한 외모를 지닌 홈쇼핑 모델 소연을 연기했다. 모두 우러러보는 여자 모델이란 설정. 몸매를 위한 다이어트는 필수였다. “그래도 ‘미인도’를 했던 여배우인데 몸매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잖아요. 그러다보니 안 먹게 되고 건강에 소홀해졌어요. 촬영이 끝나고는 조깅도 하고 건강식도 챙겨먹고 있어요.”

영화에서 김규리는 임창정으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받는다. 임창정은 그동안 다양한 코미디 영화에서 보여준 ‘찌질한’ 남자 캐릭터를 이번 작품에서도 보여주며 2% 부족한 순애보를 펼친다. 98년 데뷔한 김규리가 처음으로 코미디 영화서 주연을 맡아 무리없이 역할을 소화할 수 있던 데는 임창정의 도움이 한 몫을 했다.

“(임)창정 오빠는 촬영장에서 입을 많이 풀어요.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유머까지 하다보니 어느 땐 분위기가 썰렁해지기도 하죠. 하하. 영화에선 저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주지만 촬영장에서 실제 관계는 깍듯하게 선배와 후배였어요.”

김규리는 ‘사랑이 무서워’ 촬영을 끝내고 이틀을 쉰 뒤 곧바로 김기덕 감독이 제작하는 ‘풍산개’ 촬영을 시작했다.

“작년에 찍었던 홍상수 감독님의 ‘하하하’는 마음을 다 풀어놓고 연기했어요. ‘풍산개’ 촬영 현장은 배우가 연기만 해서는 되지 않았어요. 현장도 직접 챙겨야 했고 스태프들과 가족이 되지 않으면 촬영을 이룰 수 없는 현장이었어요.”

김규리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초 까지 영화 세 편에 연달아 출연했다. 그중 규모가 작은 저예산 영화도 있었지만 연속해 촬영이 이어지다 보니 쉬었던 날을 꼽기 어려울 정도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몇 년의 시간을 그냥 보낸 사람이라서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 조금은 알고 있어요. 한 때는 벼랑 끝까지 내몰리기도 했는데 그 때가 가장 무섭고 힘겨웠던 시기였어요. 수많은 이유가 저를 지탱해줬고 가족의 힘으로 버틸 수 있었죠.”

김규리는 4월께 또 다른 영화 촬영을 시작한다. 공포영화 ‘기생령’이다.

“좋은 시나리오는 어느 배우나 욕심을 내지 않느냐”는 김규리는 “시간을 흘려보냈던 것만큼 이제는 시간을 아끼고 싶다”고 했다. “데뷔 초보다 요즘에 하고 싶은 게 더 많다”는 그가 당장 이루고픈 목표는 특정한 장르의 이야기, 유명 감독과의 호흡이 아니었다.

“송강호 선배와 같은 작품에 출연하는 게 꿈이에요. 선배 옆에서 연기를 어떻게 대하는지 그 자세와 모습을 지켜보고 싶어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