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 기타리스트’ 슬래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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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8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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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잘 모르겠어요. 모든 게 아주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일이라 딱히 설명하기가 어려운데…무대에서 연주를 시작하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요."

하드록 스타일의 선두주자, '짐승 기타리스트' 슬래쉬(46)는 18일 전화 인터뷰에서 '무대에서 언제 가장 희열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어렵게 답을 했다. 그는 다음달 20일 한국에서 첫 단독 공연을 갖는다.

그는 록밴드 건즈앤로지스의 기타리스트로 '노벰버 레인' 등 무수한 히트곡을 발표하며 1억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슬래쉬는 지난해 4월 솔로앨범 '슬래쉬'를 냈는데 마룬 파이드의 리드 보컬 애덤 리바인, 힙합 듀오 사이프러스 힐과 퍼기, 보컬 오지 오스본 등이 참여해 화제가 됐다.

"솔로 앨범 곡을 준비하면서 누구에게 가장 어울릴지를 생각했고 딱 떠오르는 보컬이 있으면 연락해서 뮤지션들을 모았다"고 음반 제작 과정을 소개한 슬래쉬는 "모두 놀라울 정도로 자신들의 목소리에 맞게 노래를 소화했다. 그들과 함께 작업하던 순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했다"고 회상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 타임지가 선정한 역대 최고 일렉트릭 기타리스트 명단에 지미 핸드릭스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굉장하다는 생각이 든 것과 동시에 '사람들이 제대로 알았다면 나를 뽑아 주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엄청난 찬사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내가 듣고 많은 영향을 받았던 기타리스트들과 내가 듣지 못했지만 존재하는 기타리스트까지 합치면 이 세상에는 정말 많은 기타리스트들이 있다. 그래서 내가 그 2위에 오를만한 자격이 있는지 하는 생각도 들어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은 누구인가.

"지미 헨드릭스. 그는 로큰롤 세상에서는 일렉트릭 리드 기타의 신과 같은 존재로 기타 연주를 새로운 레벨로 끌어올렸다. 에릭 클랩턴, 제프 백 등 멋진 기타리스트가 많았지만 지미가 대단한 이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거친 연주 스타일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감성적인 연주의 대가이자 기타로서 창조할 수 있는 차원이 다른 소리를 들려주었다."


-지금껏 연주한 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는가.

"너무 많다. 그래도 내가 좀더 많이 연주한 곡이 있다면 아마 대중이 좀더 원했기 때문이겠지. '파라다이스 시티'와 그룹 벨벳 리볼버 시절 연주한 '슬리더'를 특히 좋아한다."

-당신에게 기타는 어떤 의미인가
"기타는 나 스스로를 온전히 표현하게 해주는 것이다. 기타가 없었다면 나는 사람들과 이렇게까지 말로는 소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음악만이 나의 대화창구였고 기타는 그 중심에서 나를 가장 잘 표현해준 목소리이다. 나의 모든 감성과 느낌을 표현해 주는."

-1999년 마이클 잭슨 내한공연 당시 기타리스트로 동행했다. 그때의 인상은?

"맞다, 그랬다. 그때 마이클 잭슨 공연으로 한국에 갔었는데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순수한 사람이었다. 또 한 가지, 한국 관객들이 마이클 잭슨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내 기억 속의 한국 관객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정말 마이클 잭슨을 좋아하는 게 내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웃음) 하지만 나는 당시 크게 한일이 없어서 오히려 편하게 시간을 보낸 것 같다."

-한국에서 공연하는 소감이 어떤지.

"사실 예전부터 한국에서 공연을 하고 싶었다. 한번도 한국에서 공연한 적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이번에 드디어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돼 기쁘다. 굉장한 시간이 될 꺼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즐거운 록앤롤 공연을 기대해 달라!"

강은지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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