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 듀오 재주소년…4집 앨범 유년에게…통기타가 들려주는 어린 시절의 추억

동아일보 입력 2010-09-14 03:00수정 2010-09-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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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단짝으로 지내온 포크 듀오 재주소년이 4집 앨범을 발매했다. 데뷔 8년째를 맞은 재주소년(왼쪽부터 박경환, 유상봉)은 “처음 기타를 칠 땐 멋을 부리고 노래 부를 때 기교도 넣고 싶었지만 점점 군더더기를 없애다 보니 음악이 더욱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파스텔뮤직
‘텅 빈 운동장에 앉아 붉게 해가 지는 곳을 보며 나의 유년에게 인사하네. 두고 온 마음을 사랑을.’(유년에게)

유상봉(27) 박경환(26)으로 이뤄진 포크 듀오 재주소년(才洲少年)이 4집 앨범 ‘유년에게’를 발표했다. 제주에서 대학을 다닌 이들은 지역에 대한 애착을 표시하면서 음악적 ‘재주’라는 말을 연관시켜 듀오의 이름을 지었다.

2006년 3집을 낸 뒤 나란히 군에 입대한 이들은 지난해 발표한 미니앨범(EP)을 제외하면 4년 만에 정규앨범으로 찾아왔다. 유년시절의 아기자기한 추억을 ‘이 분단 셋째 줄’(2집)과 ‘귤’(1집)로 노래한 바 있는 재주소년은 아예 이번 앨범을 유년의 추억을 주제로 한 열두 곡으로 빼곡히 채웠다. 10월 2, 3일 오후 5시에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큐브릭에서 ‘이야기 콘서트’를 연다.

10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카페에서 만난 이들은 캠퍼스의 동아리 방에서 만난 듯한 수더분한 사내들이었다. 박 씨는 “새 앨범 작업을 하려고 그동안 만들어놓은 곡들을 추려 보니 유년을 노래한 곡들이 많아 추억을 모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두 사람에게는 중 3 때 함께한 5인조 록 밴드 활동 등 ‘추억의 교집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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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전자음과 자극적인 가사를 내세운 노래들이 주류가 된 가요계에서 통기타 반주에 맞춰 소박한 가사를 담백하게 읊조리는 재주소년은 오히려 ‘튄다’. 제주 곳곳의 사진을 담은 음반 재킷의 영향인지 음반의 모든 트랙이 끝나갈 때쯤이면 제주 올레길 한 코스를 다 걸은 양 개운해진다.

어쿠스틱 사운드를 고집하던 이들은 이번 앨범에서 ‘벡(Beck)’과 ‘비밀의 방’ 등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넣는 ‘실험’을 했다. 유 씨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며 “처음 뮤지션을 꿈꾼 것도 너바나와 메탈리카 같은 록·메탈 음악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소년의 고향’에는 어린이 6명의 합창도 들어갔다. “친한 형과 누나의 아이들을 섭외했어요. 차 안에 노트북과 마이크를 실어놓고 야외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을 불러 모아 녹음했죠. 사실 그다지 노래를 잘하진 않아요. 박자도 제각각이고 한 아이는 혼자만 낮은 음으로 부르고요. 오히려 순수하고 즐거워 보이죠.”(박)

박 씨는 중학교 수학여행 때 처음 본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에 반해 2002년 제주대 철학과에 입학했다. 2년 뒤 유 씨도 제주에 내려와 한라대 생활음악과에 입학했으나 한 학기 만에 학업을 접고 서울로 돌아갔다. 이번 앨범 녹음은 유 씨가 제주로 내려가 박 씨의 기숙사에서 3주간 함께 지내며 마무리했다.

데뷔 8년을 맞은 소감을 물으니 이미 4집을 낸 가수답지 않게 소박한 대답이 돌아왔다. “요즘엔 미용실에서 ‘뭐 하는 분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떳떳하게 ‘가수’라고 대답해요. 예전엔 민망해서 그냥 ‘학생’이라고 했는데….”(박) “저는 아직… 가수라고 말할 기회조차 없었어요.”(유)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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