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조명남 감독의 유작이 된 영화 ‘대한민국 1%'는 해병대 특수수색대에 여성 최초로 부임한 부사관이 차별을 이겨내고
씩씩하게 팀을 이끈다는 줄거리다.사진 제공 기억속의매미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린 영화 ‘대한민국 1%’(5일 개봉, 12세 이상)의 언론 시사회는 여느 시사회와 달리 다소 침울한 분위기였다. 무대에 오른 배우 이아이 손병호 임원희 김민기 씨와 제작사 ‘기억속의매미’의 박미정 총괄프로듀서는 검은색 회색 흰색 등 무채색 정장 차림이었다. 시사회장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감독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한민국 1%’는 해병대에서도 1%만 갈 수 있다는 특수수색대에 최초로 부임한 여자 부사관이 차별을 극복하고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올해 2월 24일 향년 46세로 세상을 떠난 고(故) 조명남 감독의 유작이다. ‘간 큰 가족’(2005년)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던 조 감독은 2006년 6월 대장암 선고를 받았다. 암이 말기에 이른 상태에서 지난해 8월 촬영을 시작했고, 촬영을 마친 뒤 후반 작업 도중 숨을 거둬 끝내 영화의 개봉을 보지 못했다.
기억속의매미의 강문석 대표, 박미정 PD와 고인은 서울예전(현 서울예대) 영화과 84학번 동기다. 박 PD는 “학창시절부터 언젠가 셋이 뭉쳐 영화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다 2008년 강 대표가 먼저 셋이 작품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투병 중이던 조 감독이 언제 저세상으로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얼른 뭉쳐 보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조 감독 역시 ‘집에서 약 먹고 누워 있기보다는 평생의 업이었던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박 PD는 “되도록 밤 촬영을 하지 않았고 조 감독이 매일 식이요법과 뜸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오히려 조 감독은 자신을 너무 배려하는 것을 원치 않았고 55회 촬영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힘찬 해병대를 소재로 한 유작처럼 조 감독 역시 영화를 위해서라면 패기가 넘치는 진정한 감독이었다”고 회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