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칼럼/김현진] 스타일 인 셀럽⑩ 고현정 VS 이미연, 동갑내기 언니들의 스타일 카리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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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4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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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나란히 유명 화장품 광고 모델로 발탁된 \'랑콤\'의 고현정(왼쪽)과 \'한율\'의 이미연. 사진제공 랑콤, 한율.
올 초 나란히 유명 화장품 광고 모델로 발탁된 \'랑콤\'의 고현정(왼쪽)과 \'한율\'의 이미연. 사진제공 랑콤, 한율.

2009년은 '언니'들의 카리스마가 브라운관을 빛낸 한 해였다. '스타일'의 김혜수, '내조의 여왕'의 김남주, '선덕여왕'의 고현정은 마흔 즈음 여배우들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뭣도 모르고 예쁘기만 한' 20대 스타들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연륜과 카리스마는 이들의 무기이자 매력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도 가장 열렬한 호평을 받은 스타는 바로 고현정이었다.

올해도 '언니'의 카리스마가 빛날 또 다른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6일 첫 방송을 앞둔 '거상 김만덕'(KBS1)이다. 2001년 '명성황후'로 조신하지만 유약하지 않은 조선의 국모를 연기한 이미연이 또 다시 사극을 택했다는 것만으로도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거상 김만덕'의 이미연이 주목을 받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지난해 사극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고현정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1971년생. 동국대 연극영화과 동기. 1995년 스물 넷에 나란히 유명인과 결혼하고 이후 이혼…. 삶의 굵직한 순간들에서 공통점이 적지 않은 이들은 마흔 즈음, 역시 나란히 '미모가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고 있다.

▶ 명품 화장품 브랜드도 탐내는 '꿀피부'

이들은 올해 또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유명 화장품 브랜드 모델로 발탁됐다.

고현정은 올 2월부터 로레알코리아 '랑콤' 화이트닝 라인의 모델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랑콤 최윤미 대리는 "가장 본받고 싶은 피부, 럭셔리한 이미지를 가진 모델을 찾는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고현정 씨가 1위를 차지해 모델로 발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5년 랑콤 최초의 현지 모델로 활동했던 이미연은 이달 초부터 아모레퍼시픽 '한율'의 모델로 모습을 드러냈다. 한율 김희정 대리는 "브랜드 론칭 초기에는 '젊은 한방' 컨셉트로 20~30대를 공략했으나 실제 '큰 손' 고객은 30대 후반~40대라는 시장 조사 결과에 따라 이들을 타깃으로 한 가장 카리스마 있는 모델로 이미연 씨를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에 앞서 각각 랑콤과 한율의 모델을 맡은 이들은 아나운서 박지윤(31)과 탤런트 한지민(28)이다. 어린 동생들을 밀어내고 왕관을 차지한 언니들을 보며 '시중의 언니들'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나보다 어린 여자가 예쁘면 다시 그 나이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샘이 나지만, 나보다 나이 많은 여자가 예쁘면 그 나이에도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이 생긴다"고.

실제로 낮은 취업률과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가 주목하는 소비자층은 20대가 아닌 30~40대다. 따라서 고현정, 이미연의 미모가 다시 한 번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소비자-브랜드-경제 상황이 빚어낸 앙상블 덕이기도 하다.

특히 고현정은 요즘 강남 피부과, 성형외과 업계의 '핫 이슈'다. 아기 같은 '꿀피부'를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그는 "한 겨울에도 차에 히터를 틀지 않고 전문가의 손길을 빌기도 한다"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미연 역시 평소 거의 노메이크업을 유지하는데도 잡티 없는 피부를 자랑한다.

이동원새얼굴피부과 이동원 원장은 "40대에도 피부가 좋다는 것은 10대 때부터 이어진 노력의 산물인 만큼 그 정도로 두 배우가 자기 관리에 철저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선덕여왕'에서 카리스마 있는 연기력을 펼친 고현정(왼쪽)과 '거상 김만덕'을 통해 부드럽지만 강한 여성상을 연기하는 이미연.
지난해 '선덕여왕'에서 카리스마 있는 연기력을 펼친 고현정(왼쪽)과 '거상 김만덕'을 통해 부드럽지만 강한 여성상을 연기하는 이미연.

▶ 광대뼈가 빚는 동안의 힘

이들은 동안(童顔)으로도 유명한데 그 비결은 광대뼈다. 특히 고현정에게서 이런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랜드성형외과 유상욱 원장은 "광대뼈는 억세 보인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얼굴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는 이유로 앞 광대뼈를 살리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현성형외과 박현 원장은 "관상 성형의 관점에서 볼 때 잘 발달된 광대뼈는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혼자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의 원천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한다. 이들이 삶의 굴곡을 극복하고 살얼음판 같은 연예계에서 정상을 유지하는 것도 '광대뼈의 힘' 때문인 걸까.

이미연은 얼굴 골격의 비율 덕분에 동안이라는 평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박 원장은 "동안 골격의 공식은 짧은 턱선, 얼굴에 입체감을 부여하는 적당한 볼륨, 그리고 중안면부(얼굴의 중간부분)와 하안면부(아랫부분)가 1:0.9의 비율을 이루는 것인데 이미연의 얼굴은 이 공식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소 뭉툭하고 큰 코는 단점으로 꼽힌다. 유 원장은 성형외과적으로는 마이너스인 코마저도 시원한 눈매, 입매와 조화를 이뤄 자신감 있는 이미지를 낸다"고 평가했다.

이들의 얼굴은 가로와 세로 비율 1:1.3으로 동그랗고 넓적한 동양인 평균 비율을 충실히 반영한다. 수술의 힘인지 유전자의 진화인지 모를 이유로 뾰족하고 긴 얼굴을 갖게 된 젊은 신세대 스타들과 비교해 봤을 때 '트렌디한' 외모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이들이 '시대를 대표하는 미인'으로 여전히 꼽히는 이유는 아무래도 '애티튜드'와 시대상에 있는 것 같다. 자신감 있는 눈빛과 표정, '여성 파워'가 존중되는 사회 분위기는 그녀들을 여전히 남성들의 '뮤즈'이자 여성들의 '워너비'가 되게 한다.
이미지 등의 차이로 분위기는 다르게 연출되지만 두 여배우는 좋아하는 옷의 색상, 스타일 등이 대동소이하다. 특히 블랙을 선호하는 
이들이 선택한 드레스들. 지난 연말 MBC연기대상 시상식장의 고현정(왼쪽)과 2008년 청룡영화제 레드카펫의 이미연. 스포츠동아 
자료사진.
이미지 등의 차이로 분위기는 다르게 연출되지만 두 여배우는 좋아하는 옷의 색상, 스타일 등이 대동소이하다. 특히 블랙을 선호하는 이들이 선택한 드레스들. 지난 연말 MBC연기대상 시상식장의 고현정(왼쪽)과 2008년 청룡영화제 레드카펫의 이미연. 스포츠동아 자료사진.

▶ '여신'의 패션 코드…블랙, 프렌치 시크

고현정과 이미연은 과감한 '패셔니스타'로 통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워스트 패션'으로 회자되는 것도 아니다. 튀지 않지만 우아하고, 지나치게 여성스럽지 않은 스타일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이 둘은 또 '코드'가 잘 맞는다.

10년간 이미연의 스타일링을 담당해 온 '인트렌드' 정윤기 이사와 약 1년 전부터 고현정과 함께 작업해 온 '아장드베티' 서은영 실장이 이 두 여배우의 패션을 설명하며 떠올린 단어들 가운데도 공통분모가 많았다. '세련됨' '모던함' '절제됨' '모노톤' '블랙&화이트'는 이 두 배우가 추구하는 주요 스타일 키워드다.

일단 둘은 모두 검정색과 흰색 등 무채색 계열을 선호한다. 이미연은 '거상 김만덕'의 제작발표회에서 '셀린느'의 블랙&화이트 의상을 선보였다. 정 이사는 "이미연 씨는 장식 요소가 배제된 미니멀한 스타일, 무채색 의상이 잘 어울리는 반면 '페미닌룩'이나 알록달록한 원색류 의상은 좋아하지도, 잘 어울리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고현정 역시 영화 '여배우들'의 제작발표회장에서는 '지방시'의 블랙 드레이프 미니드레스와 '미스지콜렉션'의 블랙 롱 스커트를 매치했다. 과거 인터뷰 사진들에서도 유독 '올 블랙 룩'을 연출한 모습이 많이 눈에 띈다.

서 실장은 "고현정 씨는 검은색과 흰색이 가장 잘 어울린다. 또 액세서리를 강조하면 특유의 포스(force)가 묻혀 버릴 수 있어 되도록 자제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대체로 깔끔하고 세련된 스타일이 연출된다"고 설명했다.

이 두 여배우가 선보인 의상 가운데 두 스타일리스트가 각각 '베스트 룩'으로 꼽는 것은 이미연이 2008년 충무로 국제영화제에서 입어 '베스트 드레서'로 뽑힌 크림색 드레스와 지난해 말 고현정이 MBC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입은 블랙 롱 드레스. 모두 웨딩&레드카펫 전문 드레스 업체 '암살라' 제품이었다는 또 다른 공통점이 흥미롭다.

스타일리스트들에 따르면 이미연은 '클로에' '셀린느' '지방시' '랑방' '입셍로랑' 등의 프랑스 브랜드가 제격이다. 고현정에게는 '랑방'과 벨기에 브랜드 '앤드뮐미스터'가 잘 어울린다. 이들이 실제로 좋아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섬세한 유러피안 감성, 그 중에서도 '프렌치 시크'가 살아있는 이 브랜드들의 아이덴티티는 고집 세고 주관이 뚜렷하나 쿨한 성격을 가진 파리지엔느와 꼭 닮았다. 이쯤 되면 두 여배우가 왜 유독 이 브랜드들과 잘 통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정 이사는 이미연에 대해 "10년 동안 같은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작업한 데서도 알 수 있듯 의리 있고 카리스마가 있다"고 평가한다. 서 실장은 고현정이 "지적이고 배려심이 깊다. 또 조금만 꾸며도 금방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나는데 청순한 얼굴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내공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한다.

따라서 내공 강한 이들의 미모와 스타일 분석에는 철학, 가치관, 심지어 필모그래피 분석이 수반돼야 할 것 같다. 이들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핵심 요인은 인생의 냉온탕을 경험하며 깊어진 눈빛이요, '모두 덤벼보시지'하는 자신만만함이기 때문이다.

고현정은 한 인터뷰에서 "마흔 살이 되면 만개하고 싶다. 또 마흔 다섯이 되면 '산림욕 효과를 낸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연도 "인생의 굴곡을 통해 많이 성장했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이 '언니'들은 아름다울 수 있을까. 나이가 들수록 만개하는 여배우들을 우리 시대 여성들은 응원하고 싶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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