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예능복학생‘김·명·민’집중해부] “예능 뭐 있어? NO개념이 통했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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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8일 07시 00분


□ 김·명·민 3인방 예능생존기
너, 김명민 아니?… 알지! 강마에!… 훗! 예능 복학생은 모르는군… 뭐? 예능 복학생?…
그래! 김·명·민… 이제부터 내가 잘 알려줄게… 따라와∼봐… 이리저리…

김종민, 천명훈, 노유민. 스포츠동아DB
김종민, 천명훈, 노유민. 스포츠동아DB
“예능 복학생, ‘김.명.민’을 아시나요?”

경인년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목하는 다크호스가 있다. 바로 ‘김.명.민’. ‘강마에’ 김명민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냐고?

아니다. 여기서 ‘김명민’은 지난 해 나란히 병역 의무를 다하고 예능의 세계로 돌아온 김종민과 천명훈, 노유민 등 ‘예능복학생’ 3인방을 가리킨다. 상황에 따른 순발력, 웃음의 트렌드를 따라잡는 감각이 필수인 예능 프로그램에서 2년의 공백은 만회하기 결코 쉽지 않은 기간이다. ‘예능의 세계’는 ‘감’이 떨어지면 가차없이 외면당하는 냉혹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즘 예능은 아이돌 아니면 중년이 주름잡고 있다. ‘막 제대한 30대’들은 각종 개인기로 중무장한 재기발랄한 아이돌 스타에게는 참신함에서 밀리고, 예능에 늦바람 난 중년 스타들에게는 거침없고 구수한 입담에서 밀리기 쉽다.

아이돌도 아니고, 그렇다고 중견은 더더욱 아닌, 예능의 경계인, ‘예능복학생 김명민’(김종민 천명훈 노유민)들에게 3인3색 예능생존전략을 들어봤다.

○김종민 ‘눈치보며 기다리기’

2009년 12월 18일 소집해제하던 날, 바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 합류한 김종민은 “요즘 분위기 파악중”이라고 했다.

“‘1박2일’은 인기 프로그램이고 기존 출연자들이 그동안 해오던 것이 있는데, 불쑥 끼어들기 조심스러워 기회를 보고 있어요. 내가 찬물을 끼얹으면 안 되니까 분위기 깨지 않으려고 말이 없는 것이죠. 서서히 비집고 들어가려고요. 1,2년 안에 승부를 볼 생각 없어요. 10년을 보고 있어요.”

공익근무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하면서 “연예계 복귀를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에 주식, 펀드 관련 서적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복귀를 위해 막상 준비할 것도 특별히 없었다.

“준비보다는 마음을 다잡는데 최선을 다했어요. 사실 트렌드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겠고, 준비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예능에서 안 찾아줄 줄 알고 코요태 컴백 생각만 했었죠. 하하.”

김종민의 ‘든든한’ 후견인으로 알려진 강호동은 “되든 안 되든 부딪쳐라”는 조언과 함께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스파르타식’으로 도와준다고 한다.

“가끔 ‘내가 왜 여기 있어야 되나’ ‘뭘 해야 되나’ 생각을 하다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것이란 걸 깨닫곤 합니다. 사람들이 나로 하여금 한 번이라도 웃는다면 저도 행복합니다.”

○천명훈 ‘아이돌에 묻어가기’

MBC ‘일요일일요일밤에-에코하우스’에 출연중인 천명훈은 컴백 전략을 묻자, “아이돌에 묻어가기로 했다”며 웃었다.

“토크쇼에서 만난 조권, 구하라 등에게 ‘날 많이 물어뜯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한동안 아이돌의 보조를 맞춰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실제로 천명훈은 SBS ‘강심장’ KBS 2TV ‘스타골든벨’ 등에서 조권 등 아이돌 스타들과 댄스 배틀을 벌이거나 ‘신구 아이돌 비교’를 화제로 삼아 관심을 모았다.

비록 웃으며 “아이돌에 묻어간다”고 했지만 심적인 부담은 크다. MBC ‘놀러와’, SBS ‘강심장’에 출연했을 때는 너무 긴장해 위경련을 일으키기도 했다. 아직도 방송 울렁증이 있지만 적응기를 6개월로 보고 있다.

“전엔 짝짓기 프로그램이 대세였는데, 요즘 포맷이 전혀 달라요. 낯설어 눈치를 많이 보게 돼요. 내가 오버하면 민폐가 아닐까 해서요. 그래서 요즘 많이 예민해요.”

‘부담보이’로 인기를 얻었던 천명훈은 계속 ‘부담’ 콘셉트로 가야하나, 새롭게 바꿔야 하나 고민이 많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했지만 사실 준비를 하기보다 걱정만 많이 했어요. 요즘 예능의 흐름이 너무 빠르고, 1,2년 만에 강산도 변해버리는데, 도태된다는 걱정도 컸죠. ‘그냥 하던대로 하자’ 마음먹었죠.”

천명훈은 2년 사이 달라진 예능가 풍경도 털어놨다. 과거엔 토크쇼에서 한 출연자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 일종의 사명감으로 ‘웃어주는’ 미덕이 있었지만, 요즘엔 재미없으면 전혀 웃질 않는다는 것.

○노유민 ‘이판사판 막나가기’

예능복학생 3인방 중 유일하게 현역으로 복무한 노유민은 ‘어리바리’ 김종민, ‘부담’ 천명훈과 달리 입대 전 특별한 캐릭터가 없었다. 그래서 ‘막나가기’를 시도하고 있다. 좌충우돌 하다 보면 캐릭터가 잡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다행히 이런 시행착오가 시청자에게 먹히고 있다. 최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김종민, 천명훈과 함께 출연한 노유민은 두 사람을 압도하는 입담으로 화제를 모았다.

“(천)명훈, (김)종민이 형은 뭘 해놓고 입대했지만, 전 아무것도 없었어요. 일부러 꾸밀 필요도 없고,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없어 하고 싶은 말, 마구 이야기하고 있어요.”

아이돌 스타의 이미지가 ‘신비주의’에 쏠려있던 과거와 달리 ‘자유분방함’으로 바뀐 것도 그에겐 도움이 됐다.

“옛날엔 아이돌이라 말조심하고 폼만 잔뜩 잡았죠. 그런데 제대하고 보니 이젠 고참급이어서 선배 눈치 안보고 말 편하게 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노유민은 오히려 NRG에서 솔로로 나선다는 점에서 음반을 낼 것인지, 전역을 이슈로 방송부터 해야 하나 갈등이 더 컸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군복무를 마쳤는지도 몰랐던 사람들에게 전역신고도 할 겸” 예능을 하면서 ‘감’을 잡아가기로 했다.

이런 그에게 국군홍보지원단에서 함께 복무했던 싸이, 공유, 토니안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 너 자체가 충분히 웃음을 준다”며 격려해줬다. 특히 싸이는 ‘개념이 없다’는 의미로 ‘노개념’이란 별명도 붙여줬다.

“우선 닥치는 대로 방송하면서 내 모습 그대로,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부디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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