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이 사랑했던 방송 캐릭터 7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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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1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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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있는 캐릭터는 시청자들로부터 사랑과 함께 새 별명도 얻어요. 올 한해 드라마와 예능에서 독특한 별명을 얻으며 사랑받은 베스트 캐릭터 7선을 동아일보 방송팀이 뽑았어요. "~했어요"라는 내레이션으로 인기를 끈 케이블채널 tvN의 '남녀탐구생활' 버전으로 이들을 소개해 봐요.

● 드라마, '도자기녀' '꽃남' '엣지녀'

고현정. 동아일보 자료사진
고현정. 동아일보 자료사진
MBC '선덕여왕'에서 고현정은 주인공 선덕여왕이 아니에요. 살짝 기분이 나쁘지만 세월이 흘러 어쩔 수 없다고 생각도 해봐요. 요부이자 정치가인 '미실'이 초절정 매력 캐릭터이기 때문에 위안이 돼요.

다양한 눈썹 모양과 함께 갖가지 얼굴 표정을 연기해 '눈썹 미실'이란 별명도 얻었어요. "사람은 능력이 모자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부주의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사람은 그럴 수 없습니다" 등 '미실 어록'도 인기였어요.

고현정은 서른여덟이지만 도자기 표면 같은 순백의 얼굴로 '도자기녀'라는 별명도 생겼어요. 피부 관리를 위해 차 안에서 히터를 켜지 않는다고 하자 다른 여성들도 따라해요. 에너지 절약에 앞장섰으니 표창장 받을 만해요.

KBS '꽃보다 남자'의 이민호(구준표)는 '꽃남'으로 불렸어요. 결이 살아있는 고풍스런 파마머리와 왕자님 의상으로 현대판 귀족을 선보인 그는 '꽃보다 소중한 남자'예요. 서민들을 멸시하지만 모든 것을 다 갖춘 '나쁜 남자'를 시청자 누나들은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구준표는 극중에서 "잘 생겼지, 키 크지, 돈 많지 어떻게 이런 내가 싫을 수 있어"라고 말하지만 사실 서민 금잔디(구혜선)도 준표에게 빠진지 오래였어요.

SBS '스타일'의 김혜수는 '엣지녀'로 불리며 가슴골이 훤히 드러나는 파격 의상을 선보여요. 시상식 때만 볼 수 있었던 패션을 매주 볼 수 있으니 시청자들은 행복해요. 김혜수는 한 벌에 598만 원하는 명품 청바지에 3억 원짜리 외제차를 타고 나와 '박기자'가 아닌 '박사장' 생활을 선보여요. 비현실적 설정이지만 그래도 눈은 즐거워요. "엣지 있게"를 외치는 그를 따라 "엣지 있게" 살고 싶은 여성들은 드라마가 아니라 화려한 패션 잡지를 TV로 봤어요.

● 예능, '할머니'에서 '구사인 볼트'까지

그룹 부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김태원은 올해 폭삭 늙었어요. KBS2 '남자의 자격'에서 '할머니' 캐릭터를 완성한 그는 초절정 비실 체력을 선보이며 '국민 약골' 개그맨 이윤석을 위협해요.

김태원은 최근 음료 광고에서 연분홍 스키복에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스키장에 나타나 한 청년의 마음을 빼앗는 만행을 저질러 웃음을 줬어요. 예능프로그램에선 신입사원이 돼 한 증권회사 사무실에 갔다가 "'워드(프로세서)'란 말을 처음 듣는다"며 오른손 중지 독수리 타법을 선보여 웃음을 줬어요.

'남녀탐구생활'의 정가은 얘기를 이 말투로 하자니 감회가 새로워요. 송혜교 얼굴에 모델 몸매로 '8등신 송혜교'란 별명을 얻었어요. 하지만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공중화장실 변기 위에 엉거주춤 올라가 일을 보는 일명 '기마 자세'를 선보이며 핵폭탄 웃음을 줬어요.

그룹 '애프터스쿨'의 유이는 '꿀벅지'란 유행어를 탄생시켰어요. 체고 출신의 유이는 건강미 넘치는 튼실하고 섹시한 허벅지로 당대 최고 여배우만 한다는 소주 광고도 찍어요. 하지만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선 풋풋하고 예의바른 어린 새댁 모습으로 호감도가 상승해요.

그룹 '카라'의 구하라는 최고의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를 빗댄 '구사인 볼트'란 별명을 얻었어요. 추석특집 예능프로에서 다른 걸그룹 멤버들과 겨룬 100m 달리기에서 월등하게 앞서다 중간에 철퍼덕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 완주하는 '스포츠의 감동'을 예능에서 선보였어요.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KBS2 '청춘불패'에 출연하며 '예능돌'로 활약하고 있어요.

비록 베스트 7에는 들지 못했지만 드라마에선 KBS2 '내조의 여왕'의 '태봉이' 윤상현, MBC '선덕여왕'의 '비담' 김남길, 예능에선 KBS2 '남자의 자격'의 '김봉창' 김성민, MBC '무한도전'의 '쩌리짱' 정준하가 새 별명과 함께 사랑을 받았어요.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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