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가 “병역기피 오해 싫어 병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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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1일 07시 00분


‘청담동 클럽 사진’ 파문 마음고생가족 지인에 아픔 내색않고 속앓이신지 “사랑해 힘내자” 눈물의 응원

혼성그룹 코요태의 빽가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혼성그룹 코요태의 빽가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또 다시 오해 때문에 사람들의 비난을 받기 싫었다.”

뇌종양 투병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준 혼성그룹 코요태의 래퍼 빽가(본명 백성현). 그가 자신의 병을 알리지 않고 병원 진료까지 꺼렸던 데는 남다른 속사정이 있었다.

빽가는 11월 말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뇌종양 진단을 받았고, 이달 중순 한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위한 사전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측근에 따르면 빽가는 입대 전부터 자각증상을 느꼈지만 전역 후 진료를 받기로 하고 10월15 일 입대했다.

하지만 작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았던 집 근처 인근 병원에서 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빽가가 이렇게 뇌종양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진료 대신 입대를 강행한 것은 지난 여름 이른바 ‘청담동 클럽사진’ 파문으로 크게 마음고생을 한 경험 탓이다.

빽가는 6월 초 ‘청담동 클럽사진’이란 제목으로 인터넷에 퍼진 사진 140여 장 중 자신과 닮은 스타일의 남성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악성댓글 테러를 당했다.

그는 사진 속 인물이 자신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누리꾼들은 믿지 않았다. 심지어 사진 속 실제 주인공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빽가가 아니라고 방송에서 밝혔지만, 누리꾼들은 ‘빽가가 돈 주고 딴 사람을 샀다’는 악플을 쏟아부으며 비난했다.

이에 큰 마음의 상처를 입은 빽가는 병역문제로 다시 오해를 받기 싫어 병원 출입을 하지 않았다.

빽가의 한 측근은 “종양 크기가 테니스공 만해서 낙관적이진 않다. 이런 중병은 의가사제대가 가능한데도 빽가는 병역 회피 오해를 받기 싫어 수술을 위해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면서도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지켜보기에 너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이어 “빽가는 수술과 투병을 위해 장기간 입원과 치료가 필요한 까닭에 정식 진단서를 발급받아 이달 말 병무청에 재검을 신청할 계획이었다. 재검 결과가 나온 후 자연스럽게 주위에 알리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요태의 신지는 10일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아까 통화한 네 목소리가 자꾸 가슴을 찢는다”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너보다 날 먼저 걱정하며 너무도 태연했던 예전보다 더 씩씩했던 네 목소리, 너무 아프고 힘이 든다. 난 아무것도 아닌 아픔이었는데 그렇게 아프면서 왜 나한테만 비밀이었던 거야”라며 동료에 대한 안타까운 우정을 표했다.

신지는 “세상 누구보다도 내 힘겨움을 함께 나눴던 너이기에, 그 누구보다 날 아끼고 감쌌던 너이기에 난 너 믿어. 사랑해. 힘내자”는 글로 빽가를 격려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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