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안방극장 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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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7일 07시 00분


지상파 3사 사극 주인공들, 노비·백정·무수리 등 천민권력층에 가려진 인물 조명

사극 ‘추노’를 통해 시청률 사냥에 나선 장혁. 스포츠동아 DB
사극 ‘추노’를 통해 시청률 사냥에 나선 장혁. 스포츠동아 DB
2010년 안방극장을 찾는 사극에서는 구중궁궐의 지존인 임금이 주인공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 시청자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방송 3사의 대표 사극은 KBS 2TV ‘추노’, SBS ‘제중원’, MBC ‘동이’다. 이 드라마들의 특징은 노비, 백정, 무수리 등 그 시대 천민으로 멸시를 받던 계층의 인물이 주인공이라는 점.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추노’는 노비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이다. 장혁(사진), 이다해, 오지호, 공형진 등 스크린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추노’는 노비 사냥꾼 대길(장혁)과 무사 태하(오지호)의 추격적을 그린 작품이다.

SBS 월화드라마 ‘제중원’은 백정이 한국 최초의 근대 병원인 제중원의 의사가 되는 성공기를 다룬다. 주인공 황정은 ‘소근개’(작은 개)라 불리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고 살아가던 중 서양 의학을 접하고 뛰어난 의사가 되 이후 독립군으로도 활약한다.

MBC ‘동이’는 ‘대장금’ ‘이산’을 연출한 이병훈 PD의 신작이다. ‘동이’는 무수리로 입궐해 빈의 자리에 오르는 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의 이야기. ‘이산’ ‘세종대왕’ ‘주몽’ ‘대조영’ ‘천추태후’ ‘연개소문’에서 현재 방송중인 ‘선덕여왕’ 등 최근 2∼3년간 방송된 사극은 왕이나 왕족 등의 최고 권력층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최근 사극의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시청자들은 물론 드라마 관계자들도 사극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에 대해 반색하고 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사극이 왕이나 왕가의 이야기에 한정되면서 제작에 한계를 느낀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동안 다뤄지지 않은 인물들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면서 사극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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