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계 형님들 ‘엉아돌’이 떴다

  • Array
  • 입력 2009년 11월 3일 07시 00분


리쌍·원투·드렁큰타이거 “소신있는 음악 팬심 녹여”

드렁큰타이거. 스포츠동아DB
드렁큰타이거. 스포츠동아DB
‘엉아돌을 아시나요?’

10대 아이들 그룹이 가요계와 방송가를 장악한 가운데 30대 남성 가수들이 ‘엉아돌’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실력자로 주목받고 있다. ‘엉아돌’이란 ‘형’을 뜻하는 속어인 ‘엉아’와 ‘아이들’이 결합된 조어로 ‘아이들계 형님들’의 의미다. 엉아돌 가수들은 걸그룹이 홍수를 이루고 샤이니와 엠블랙, 비스트 등 ‘새파란’ 남성 그룹이 대거 등장한 사이에서 소리 없이 음악차트를 장악하면서 저력을 드러내고 있다.

엉아돌의 선두주자는 힙합듀오 리쌍이다. 만 31세인 이들은 6집 ‘핵새거늘’을 발표해 박봄의 ‘유 앤드 아이’가 나오기까지 한 달간 멜론 싸이월드 엠넷닷컴 등 음악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음반도 2일까지 4만2000장(소속사 집계)가 팔려나가 가요계를 놀라게 했다.

평균 나이 32세인 원투도 엉아돌 돌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이 10월 디지털 싱글로 발표한 ‘못된 여자Ⅱ’는 엠넷닷컴, 싸이월드 등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2일 현재까지 10위권에 머물고 있다. 원투 소속사 해피페이스 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해 ‘못된 여자’가 워낙 좋은 반응을 얻어서, 2탄도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10대 아이들 그룹 속에서 이 정도 성과를 거둘 줄 몰랐다”고 말했다.

사실 엉아돌의 돌풍은 7월 드렁큰타이거가 8집 ‘필 굿 뮤직’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올해로 만 35세인 드렁큰타이거의 8집은 음반차트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기록한 끝에 2일까지 8만7000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엉아돌의 힘은 음악에 대한 진정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저마다의 고유의 음악세계를 오랫동안 지켜오면서 탄탄한 소비층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드렁큰타이거, 리쌍 소속사 정글 엔터테인먼트 측은 “10년 넘게 음악활동을 하면서 유행을 따르지 않고, 음악에 대한 진정성과 소신을 갖고 각자의 음악색깔을 쌓아 갔다. 이런 노력이 폭 넓은 팬층을 확보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