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녕의 별★다방] 연예계 스타 뜨면 변한다? 승기 반듯함만은 여전하네

  • 입력 2009년 6월 17일 07시 47분


뜨면 변하는 게 사람이다. 많이 혹은 조금의 차이만 있을 뿐,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면 솔직히 그게 사람인가.

물론 아무한테나 이런 말을 농담처럼 건네는 것은 아니다. 취재 현장에서 나름 겪어 본 ‘잘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충만하게 전해지는 신인들에게만 쓰는 말이다. 쭉 나열해보면 가까운 예로 이민호, 장근석, 정일우, 이준기가 있었다. 그러니까 그들이 불같이 일어서기 훨씬 전이나 직전에 만나 “뜨면 다 변한다”고 비꼰 적이 있었다는 것. 되돌아온 답은 십중팔구 ‘절대’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그럴 일 없다”는 것이었는데…. 다들 생각보다 그렇게(!) 변하진 않았다.

이승기(사진)를 처음 만난 건 그가 고3이고 가수로 막 데뷔했을 때였다. ‘내 여자라니까’란 도발적인 제목의 노래와는 정반대로 그는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으로 인터뷰 자리가 좌불안석임을 그대로 보여주는 ‘쑥맥’이었다. “인터뷰가 난생 처음”이란 말에 어디 가서 배워오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첫 만남이 취재라는 목적과 달리 “이럴 땐 이렇게…” 식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요령을 도리어 일러주는 과외처럼 돼버렸다.

돌이켜보면 말려든 거다. 적절히 급소를 노린 질문을 완급을 조절해 물어오니 ‘반듯한 소년일세’라고 속으로 되뇌며 어찌 대답을 충실하게 해주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이후로 이승기는 큰 굴곡 없이 활동을 이어가 오늘의 자리에 이르게 됐다. 일부는 그를 두고 소속사에서 철저히 단속(?)하는 ‘관리형 연예인’의 전형이라고 한다. 하지만 먼발치에서 지켜본 바로 그는 ‘스스로를 관리하고 있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머리 커지면 말 안 듣는다’는 정설이 어찌 이승기라고 예외일 수 있겠는가. 그의 소속사가 일정 수준 관리를 하는 것도 전혀 사실무근은 아닐 테지만, 머리가 커질 대로 커진 그가 순순히 따르는 것은 강압이라기보다 ‘자의’가 아닐까.

이승기의 생애 첫 인터뷰이자 첫 만남은 역시나 “뜨면 다 변한다”, “절대!”란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끝이 났다.

가수에, 예능에, 드라마까지 섭렵하는 그이다보니 얼굴 보기 수월치 않아졌단 점에선 달라졌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반듯함만은 변하지 않았다.

[엔터테인먼트부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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