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기분 나쁜’ 자사 드라마 띄워주기

  • 입력 2009년 4월 10일 02시 55분


MBC TV ‘기분 좋은 날’(월∼금 오전 9시 45분)은 연예인 신변잡기나 연예인의 여행, 시시콜콜한 연예가 뒷이야기를 주로 전한다. 하지만 요즘은 자사 드라마를 홍보하는 내용이 너무 많아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9일에는 MBC 아침드라마 ‘하얀 거짓말’에 나오는 배우 김태현과 그의 어머니가 출연했다. 약 55분의 방송시간 중 22분을 배우의 ‘활약상’과 김태현이 뽑은 ‘하얀 거짓말’ 명장면(사진)에 할애했다.

‘하얀 거짓말’은 3월 30일 방송에도 등장했다. 이날 방송 내용은 이렇다. △시청률 고공행진! ‘하얀 거짓말’ 스토리 분석 △최초공개! ‘하얀 거짓말’ 촬영현장 비하인드 스토리 △전격공개! ‘하얀 거짓말’ 드라마보다 재밌는 NG 장면 △‘하얀 거짓말’ 나쁜 남자 김유석의 매력. 같은 날 방송에서는 MBC 일일극 ‘사랑해 울지마’의 인기비결과 결론에 대한 궁금증, 출연배우 이유리의 매력도 다뤘다.

7일 방송에서는 ‘사랑해 울지마’의 중간 줄거리를 11분여 동안 알려줬으며,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에 출연하는 아역배우 방준서의 생활을 소개했다. 6일에는 일일시트콤 ‘태희 혜교 지현이’에 대한 내용을 33분간 내보냈다.

3월 31일에는 ‘내조의 여왕’ 여주인공 천지애(김남주)를 둘러싼 인물 관계에 대해 11분간 방송했으며, 같은 달 25일에는 ‘내조의 여왕’ 줄거리를, 11일에는 ‘에덴의 동쪽’ 스페셜을, 2월 5일에는 ‘에덴의 동쪽’에 출연한 배우 전미선의 사생활과 드라마 촬영현장을 방송했다.

이처럼 자사 드라마를 다루는 내용도 특별하지 않다. 드라마를 놓친 시청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중간 줄거리도 다시 짚어주고, 촬영현장 소개, 출연진들의 인터뷰를 곁들인다. 출연 배우의 사생활은 양념이다. 주부들이 시청하는 아침 프로그램을 통해 자사 드라마 홍보를 펼치는 셈이다.

MBC ‘기분 좋은 날’ 제작진이 홈페이지를 통해 보여주겠다고 밝힌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사연’ ‘화려함 뒤에 숨은 스타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자사 드라마에 묻혀 보이지도 않는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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