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보도의 왜곡 사례

  • 입력 2009년 1월 5일 09시 59분


○ 쇠고기시위 진압거부 의경 보도

20일전 취재 전경부모 인터뷰 넣어 뜻 왜곡

○ BBK 의혹 보도

“김경준 단독범행” 판결에도 MBC 해명안해

○ 탄핵 관련 시사프로

탄핵찬성측 발언 자의적 편집 손해배상 판결

MBC는 미디어 관계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언론노조의 파업 관련 보도를 내보내면서 “MBC야말로 공정방송이며 파업은 공영방송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MBC는 대통령선거, 한미 쇠고기협상, 탄핵방송 등 사회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편파 왜곡 보도를 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미 쇠고기 협상 보도=MBC ‘PD수첩’은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2008년 4월 29일) 편에서 관련자 인터뷰 등을 오역, 왜곡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과장했다. MBC는 이후 “‘PD수첩’이 여섯 가지 오역, 진행자가 ‘주저앉은 소’에 대해 ‘광우병 걸린 소’로 단정하는 표현 등을 방송하고,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을 다루며 일방의 견해만 방송했다”며 시청자 사과문을 내보냈다.

시사프로그램 ‘생방송 오늘 아침’(2008년 7월 29일)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진압을 거부하며 근무를 이탈한 의경 사례를 다루며 “내 아들이 정권의 허수아비가 되기 위해 간 것은 아니잖아요”라는 한 전경 어머니의 인터뷰를 함께 내보냈으나 이는 근무이탈과 무관하게 20여일 전에 취재한 것이었다. MBC는 “종전 인터뷰 일부를 잘라서 삽입함으로써 인터뷰에 응한 부모의 의도와 다르게 근무 이탈 행위를 옹호하는 의견으로 비쳤다”는 사과문을 방영했다.

MBC 뉴스데스크(2008년 4월 18일∼6월 26일)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 유리한 뉴스 제목을 68.0%(293건) 달았지만, 정부 입장의 제목은 15.8%(68건)에 불과했다는 공정언론시민연대의 지적도 받았다.

▽2007년 대선=편파방송저지시민연대는 2007년 뉴스데스크의 대선 보도(11월 13일∼12월 2일) 154건 중 98건(64%)이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을 제기한 김경준 씨와 관련한 보도였다고 지적했다.

김 씨가 국내 송환을 앞두고 “들어가 싸우겠다”고 한 말을 그대로 뉴스 제목에 넣기도 했다. 이 뉴스는 방송위원회 산하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시정 권고’ 조치를 받았다.

PD수첩(2007년 11월 20·27일, 12월 4일)도 BBK 연루 의혹을 주장하는 발언을 압도적으로 많이 내보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11월 22일)은 김 씨의 범죄와 관련 있는 에리카 김 씨를 30분 넘게 인터뷰했다. 하지만 법원은 BBK 의혹에 대해 김 씨의 단독 범행으로 판결했다. 이와 관련해 MBC는 시청자에게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

▽2002년 대선=2002년 전(前) 의무부사관 김대업 씨가 “이회창 후보 장남의 병역비리를 은폐하기 위한 대책회의가 있었다”며 의혹을 제기한 뒤 이어진 ‘병풍’ 보도에서 MBC 뉴스데스크는 ‘한 여사도 개입’ ‘조작 의혹 포착’ 등의 제목을 내보냈다. 앵커는 “김대업 씨는 병역비리 행태라면 누구보다 속속들이 꿰뚫고 있어서 병무비리의 족집게로 알려져 있습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대업 씨는 2004년 대법원에서 명예훼손 및 무고, 공무원자격 사칭 등의 혐의가 모두 인정돼 징역 1년 10월의 형이 최종 확정됐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관련 방송=MBC는 당시 뉴스데스크의 인터뷰 자막 화면 구성을 비롯해 시사프로그램들에서 ‘탄핵 반대’ 의견을 압도적으로 많이 내보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국언론학회는 이 프로그램들이 “스스로 만든 공정성 규범조차 심하게 벗어난 일탈적 편향”이라고 지적했다. 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은 탄핵안 관련 리포트 11건을 탄핵반대로 채웠다. 이 프로그램은 또 탄핵 찬성집회 진행자의 발언을 왜곡 편집 방송했다가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집회 진행자가 “대통령이 텔레비전에서 망신을 줘 자살하게 하면 되겠습니까? 만약 제가 텔레비전에 나와 대통령 부인의 학력이 고졸도 안 된다고 소리치면 이것 또한 언어적 살인입니다”라고 말했으나 ‘사실은…’은 이를 거두절미한 채 학력 비하 발언으로 왜곡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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