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식으로 다시 살아보니…

  • 입력 2009년 1월 5일 02시 57분


겨울철 얼음물에 쌀 씻어 석유곤로로 밥 짓기, 새마을운동 노래에 맞춰 골목길 쓸기, 얼룩무늬 교련복과 파란색 비닐우산….

옛 시절 추억담으로나 떠올리던 모습이 TV에서 현실로 재현된다.

한국교육방송(EBS)은 6일 오후 7시 50분 다큐멘터리 ‘리얼 실험 프로젝트X-그때 그 시절, 다시 보는 1970년대’를 내보낸다. 평범한 일반인이 참가해 1970년대 방식대로 3주간 생활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리얼리티 체험 프로그램이다.

총기획을 맡은 김재경 PD에 따르면 참가자는 모두 9명. 1970년대에 10, 20대를 보낸 50대 중년 부부, 당시를 어렴풋이 기억하는 30, 40대 부부와 초등학생 자녀 2명, 그리고 70년대를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20대 초반 대학생 3명 등이다.

김 PD는 “몇 달간 사전준비를 거쳐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당시 분위기와 최대한 흡사한 집을 구했다”면서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그 시절 수준에 맞춘 생활비를 갖고 당시 의상과 소품만 쓰며 살도록 했다”고 말했다.

가상이지만 3주 동안 실제로 생활하다 보니 적응이 만만치 않았다. 마냥 신기해하며 재밌어하던 초등학생과 20대들은 갈수록 불편함을 호소했다. 김 PD는 “특히 아이 둘까지 챙겨야 하는 30대 주부 진은자 씨가 전자레인지나 전기밥솥도 없이 식사 준비와 살림 꾸리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장기 경기불황 시대에 나타나는 복고 트렌드와 향수에 초점을 맞춰 기획됐다. 김 PD는 “힘들지만 가족과 이웃간 정이 살아있던 생활 속에서 개인주의에 익숙한 요즘 세대들이 조금씩 ‘함께 사는’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리얼 실험…’은 첫 방송 뒤 매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세 차례 방영된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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