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쓰며 사랑 - 우정 - 화해 혼자 묻죠”

  • 입력 2008년 10월 21일 02시 59분


KBS 새 월화극 ‘그들이 사는 세상’ 작가 노희경

“이번에는 34kg까지밖에 안 빠졌어요. 밥도 잘 먹었고요. 멜로가 재밌더라고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열린 KBS 새 월화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노희경(42·사진) 작가는 “이번 드라마는 새로운 도전이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TV 드라마 제작 현장을 소재로 한 이 드라마는 노 작가와 표민수 PD 콤비의 다섯번째 작품이며 2002년 ‘고독’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작품을 쓰기 전 제가 왜 무거운 것을 시청자에게 보여주려고 했는지 계속 고민하면서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려 애썼어요.”

‘그들이 사는 세상’은 송혜교 현빈 등 스타가 출연한다. 주인공들이 상처를 드러내고 아프게 살아가는 전작보다 비교적 경쾌한 드라마다.

“그동안 드라마 속 인물이 나만 힘들다고 소리친 것 같아서 지겹더라고요. 이번 작품도 비극적인 스토리가 있지만 그것 때문에 인생을 망치거나 하지는 않을 거예요. ‘너 아프니?’ ‘응, 나도 그래…’ 하는 느낌이죠. 나이가 들면서 나도 변한 것 같아요.”

노 작가는 2년 전부터 ‘그들이 사는 세상’을 기획해 왔다. 그는 최근 드라마 제작 과정을 다뤘던 SBS 드라마 ‘온 에어’를 봤다고 말했다.

“‘온에어’는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의 힘겨루기가 볼거리였죠. ‘그들이 사는 세상’은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드라마 만드는 게 대단한 권력일 수도 있지만 결국 먹고살려고 하는 일일 뿐이고, 권력을 내세울수록 초라해지는 것이고…. 그런 부분이 다르죠.”

노 작가에게 십수 년간 드라마를 써 온 이유를 물었다.

“마흔 살 넘게 드라마를 쓰면서 사랑, 동료 간의 우정, 가족의 화해를 이야기했는데 실제로 나는 그렇게 살았나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드라마는 나에게 인생의 화두를 끊임없이 던져줬죠. 등장인물들이 사랑을 하면서 ‘나는 왜 이 순간에도 천박할까’ ‘욕정인가, 사랑인가’라고 고민하는 것을 쓰면서 실제의 저도 똑같이 고민해요. 드라마가 나를 키워주는 것 같습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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